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단지별로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는 대구 부동산 시장은 금리보단 입지와 가격 경쟁력이 주요 변수로 떠오른다.
13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에 따르면 이달 대구의 아파트분양전망 지수는 지난달보다 4.2p 오른 100.0을 기록했다. 4개월 연속 상승한 대구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지난해 10월(107.4) 이후 11개월 만에 100선을 회복했다.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높다는 의미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로 해석된다.
주산연은 매달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등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분양 전망을 조사하고 있다. 주산연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분양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7일부터 청약 접수를 시작한 남구 대명동 e편한세상명덕역퍼스트마크(1천758가구)가 1·2순위 합계 평균 경쟁률 12.02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113가구를 모집하는 84A 타입에 3천834명이 몰리며 33.93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e편한세상명덕역퍼스트마크의 흥행은 분양을 앞둔 단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달 분양을 예고한 단지는 수성구 범어동 범어자이르네(173가구)와 서구 상인동 상인푸르지오센터파크(990가구) 등이 있다.
문제는 금리보다는 '입지와 가격' 경쟁력에 따라 단지별로 극심한 온도차를 보인다는 점이다. 최근 지역 주택시장에선 서구 내당동에 239가구 규모의 신축 아파트가 1억원 할인된 가격을 내걸며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올해 2월 분양한 해당 단지는 주변보다 비싼 가격으로 시장의 외면을 받아왔다. 파격적인 할인 분양에도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자 대구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양극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단지로 꼽혔다.
전문가들도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하로 극적인 시장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금리보다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더 중요하다. 하반기 주택 시장도 지역적, 국지적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빅데이터랩장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며 "지난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과 금융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 움직임이 더해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택 구입을 희망하는 실수요자는 분양, 경매, 재고 주택 등 다양한 선택지를 통해 가격 만족도가 큰 상품 위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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