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물가상승률 1%대… 가계부채 증가세도 둔화 시작

이창용 한은 총재,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
가계부채 확대세에 "의미 있는 진전 있다고 본다" 평가
9월 가계대출 5조2천억원 증가, 전월 대비 큰 폭 축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배경에는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내수경기가 가라앉은 상황에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떨어지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피벗'(통화정책 전환) 여건을 갖췄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를 인하한 가장 큰 배경은 물가상승률이 떨어진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기준금리를 너무 오래 긴축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선 관리 대상인 소비자물가 성장률이 목표 수준(2%)에 수렴한 게 결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3.1%에서 4월 2.9%, 6월 2.4%, 8월 2.0% 등으로 하락했다. 지난달에는 1.6%를 기록하며 1%대로 내려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지난달 먼저 4.75~5.00%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내린 점은 한국 기준금리 조정으로 외환시장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완화해 줬다. 한은도 기준금리를 연 3.25%로 0.25%p 낮추면서 한국과 미국 금리 차는 1.75%p로 조정됐다.

여기에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 회복이 지연된다는 지적이 나온 점도 금리 인하를 이끈 요인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그동안 금리 인하 발목을 잡아온 가계부채 확대세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진전이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정책 강화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11일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5조2천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8월 증가 폭(9조7천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조치를 시행하고 은행들이 자율 관리를 강화한 영향이 크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부채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기관 관리 상황을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가계부채 위험이 지속되는 경우 필요한 감독 수단을 모두 활용해 적기에 과감히 실행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가상자산사업자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가상자산사업자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