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인4쌤의 리얼스쿨] 미래의 경제적 주체가 될 아이들을 위한 경제 교육

시대적 흐름 속 아이들의 소비 패턴 변화 급물살
돈의 가치·교환의 개념 등 기본적 경제교육 필요

돈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돈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작년 5월이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장애인 단체에서 만든 어버이날 선물을 신청받았다. 물론 자율적으로 희망하는 아이들에 한해서였다.

아이들에게 안내를 하고 난 다음 날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이었지만 아이들은 용돈으로 부모님을 위한 선물을 고민하면서 신청했다. 선물에는 열쇠고리, 목걸이, 비누 등 다양한 물건들이 있었다. 신청서에 구입할 물건의 종류와 금액을 확인한 후, 돈을 받고 있던 중이었다.

◆ 아이들의 소비 패턴 변화 급물살

한 아이가 현금이 아닌 카드를 내밀었다.

"현금만 받을 수 있단다."

나는 당황하면서 아이에게 말했다. 교직 생활 20년이 넘는 나이지만 학생이 내민 카드를 처음 받았기 때문에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다.

"십만 원 이상 구입하면 카드 결제할 수 있어요?"

아이는 큰 금액을 제시하면서 카드 결제를 계속 원했다.

"학교에는 카드를 받는 기계가 없어서 결제를 할 수 없단다."

나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줬다. 그제야 아이는 받아들였지만, 왜 카드 결제가 안 되냐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요즘에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카드로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가 제법 많다. 용돈도 현금이 아니라 스마트폰에 금액을 충전해 주거나 카드로 넣어주는 식이다.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현금을 주고받지 않고, 충전된 금액이 줄어들고 남은 숫자로 소비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현금을 손에 쥐지 않고 카드나 스마트폰 앱에서 변화되는 숫자로 소비 결과를 확인하는 아이들에게 소비는 좀 더 쉽고 간편할 수 있다. 하지만 즉각적이고 용이한 소비 습관이 어른이 되어서도 이어진다면 불필요한 소비로 인한 경제적인 충격을 감당해 내야만 한다. 또한 선결제가 아니라 후결제로 이루어지는 카드 결제의 경우, 소비 충격을 뒤늦게 경험하게 되다 보니 더욱 무분별한 소비를 부추기게 되는 경향이 있다.

◆돈에 대한 기본적 경제교육 필요

급속하게 변화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아이들의 소비도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러한 아이들을 위해서 어떻게 경제 교육을 해야 할까?

무엇이든 기본이 중요하다. 경제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에게 돈이 무엇인지, 어떻게 생기는지 이해시키는 게 우선이다. 용돈 사용을 통해 돈의 가치와 교환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저축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소비에 있어서는 아이들에게 필요와 욕구를 구분하는 방법을 우선해서 가르쳐야 한다. 충동구매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어야 한다. 또한 예산을 세우고 계획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 나아가 기본적인 투자와 재테크를 가르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방법으로 주식, 채권, 저축의 차이를 설명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돈을 불리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한다.

◆ 경제적 책임감을 통해 배우는 공정

아이들의 경제 교육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경제적 책임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다른 사람과의 거래에서 정직함을 유지하는 방법을 깨닫게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성숙한 경제적 결정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경제 교육은 단순히 돈을 다루는 기술이 아니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어릴 때부터 올바른 경제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이 미래의 경제적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교실전달자(초등교사·초아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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