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이 20여일 남은 가운데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승 국면이라는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초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다소 앞서는 양상이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승하면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거나 동률이 되고 있다. 또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 히스패닉계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강도가 과거에 비해 약하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트럼프 뚜렷한 상승세
13일(현지시간) 미 ABC 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4∼8일 전국 성인 2천6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2%포인트)에 따르면 투표의향층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50%,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율을 각각 얻었다.
등록 유권자 사이에서도 해리스 부통령 49%, 트럼프 전 대통령 47%로 두 후보의 격차는 2%포인트(p)였다.
이는 지난 9월 중순 실시한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투표의향층 조사에서 5%p차, 등록 유권자 조사에서 4%p차로 앞선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훨씬 좁혀졌다.
특히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7개 경합주에서는 두 후보가 모두 49%로 같았다.
응답자들은 이슈별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불법 이민자 추방에 대한 찬성 여론은 8년 전보다 20%p 증가한 56%였다. 이에 대해 ABC는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남부 국경의 이민자 문제 처리에 대한 신뢰도에서 10%p 앞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낙태권과 관련해서는 2022년 연방대법원이 폐기한 연방 차원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복원해야 한다는 응답이 56%로 과반이었다. ABC는 "해리스가 낙태에 대한 신뢰도에서 트럼프보다 15%p 앞섰다"고 밝혔다.
경제와 관련, '악화하고 있다'는 응답이 59%로, '좋아지고 있다'는 응답 23%의 2배 이상이었다. 경제가 악화하고 있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후보별 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 74%, 해리스 부통령 21%였다.
판세가 워낙 초접전인 상황에서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스윙보터'(부동층 유권자) 표심은 해리스 부통령(49%)이 트럼프 전 대통령(44%)을 5%p 차로 앞섰다. 다만, 이는 9월 중순 같은 기관 조사에서 나타난 10%p 격차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NBC 방송이 ABC 방송과 같은 기간에 전국의 등록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1%)에서는 양자 대결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48%로 동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9월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5%p차로 앞섰으나 한 달간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1%p(49→48%) 떨어진 반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4%p(44→48%) 올랐다.
NBC 방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TV 토론과, 그로 인한 여론조사 열세 이후 공화당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재임 시기에 대한 평가가 좋아지면서 지지에 탄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다자대결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의 지지율로 해리스 부통령(46%)을 1%p 앞섰다. 지난 9월 조사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6%p 우위에 있었다.
◆히스패닉, 해리스에 등 돌리나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히스패닉계로부터 예전만큼 강력한 지지세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음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에나대학과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진행한 히스패닉계 유권자 902명 대상 여론조사(오차범위 ±4.5%포인트)를 인용,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히스패닉계 지지율은 위험할 정도로 낮은 반면, 라이벌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의 최근 3명 대통령 후보들에 비해 히스패닉계의 지지율이 낮았으며 경제, 이민, 범죄 등 주요 이슈에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히스패닉계의 지지는 5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선에 나섰을 때 히스패닉 유권자의 약 70%가 지지를 보냈다. 2016년 대선에서는 히스패닉 유권자의 68%가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2020년 대선에서는 62%가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지지했다.
히스패닉계의 지지율이 60% 밑으로 떨어진 마지막 민주당 대선 후보는 2004년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2016년 28%, 2020년 36%의 지지를 받았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37%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히스패닉계 지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민정책 공약에 대한 지지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고 NY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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