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CC 인근 임야 낙찰가율 592.4%…이색 경매사례 속출

전국 아파트 경매 추석 영향으로 감소…대구경북은 이례적 상승
칠곡 공장 부지 108억원 낙찰…지난달 전국 최고가
대구 아파트 경매 14년 6개월 만에 200건 돌파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19일 대구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매매 및 전세가 안내문.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9일 대구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매매 및 전세가 안내문.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시장이 긴 추석 연휴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대구경북은 이례적으로 경매 물건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대구의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010년 3월 이후 14년 6개월 만에 200건을 돌파했고, 경북에서는 일부 매물의 낙찰가율이 592.4%에 달하는 등 이색적인 경매 사례가 속출했다.

◆전국 아파트 경매 7.4% 감소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천933건으로 집계됐다. 경매 진행 건수는 8월 3천168건보다 7.4%가 줄었고, 낙찰률도 6.1%p(포인트) 하락한 36.7%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로 경매 일정이 미뤄진 탓에 진행 건수가 일시적으로 감소했고 비수도권 아파트 위주로 신건 비중이 높아지면서 낙찰률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감정가와 비교해 실제로 얼마에 낙찰됐는지를 보여주는 낙찰가율 역시 8월에 기록한 86.2%보다 0.1%p 상승하는 데 그쳤고 평균 응찰자 수는 8월과 비슷한 6.6명으로 집계됐다. 낙찰가율이 높으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고 낮으면 시장 상황이 상대적으로 냉각된 것을 뜻한다.

전국의 경매 진행 건수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대구의 경매 진행 건수는 8월 173건에서 지난달 204건으로 17.92% 증가했다. 대구의 경매 진행 건수가 200건을 넘어선 건 2010년 3월(205건) 이후 14년 6개월 만이다. 낙찰가율은 8월 82.9%에서 지난달 82.4%로 0.5%p 내려갔다.

지난달 대구에서 낙찰가가 가장 높았던 매물은 중구 동인동 요양병원 부지(47억원)였다. 감정가인 73억원의 63.8% 수준에서 새 주인이 결정됐다. 응찰자 수가 많았던 매물은 달서구 유천동 월배아이파크1차(23명)와 남구 봉덕동 보성대덕맨션1차(22명) 등이었다.

◆전국 최고가 108억원 공장 매물

경북의 경매 진행 건수도 8월 128건에서 지난달 144건으로 12.5% 증가했다. 낙찰률은 83.1%에서 81.6%로 1.5%p 하락했다. 주거시설, 업무·상업시설, 토지 가운데 낙찰가가 가장 높았던 매물은 경주 북군동 경주CC 인근 임야(5만8천672㎡)였다. 감정가는 7억6천971만원에 그쳤으나 낙찰가가 45억6천만원에 달했다. 낙찰가율은 592.4%를 기록했다. 응찰자 수는 5명이었다. 응찰자 수가 많았던 매물은 ▷구미 송정동 푸르지오캐슬(21명) ▷경산 옥곡동 두리마을부영사랑으로(20명) ▷칠곡군 석적읍 중리금호어울림(19명) 등이 꼽혔다.

지난달 전국에서 가장 낙찰가가 높았던 매물도 경북에서 나왔다. 칠곡군 왜관읍 낙산리에 있는 공장 부지(토지 1만4천905㎡·건물 2만1천59㎡)가 감정가 171억1천980만원의 63.1%인 108억원에 낙찰된 것이다.

지지옥션은 "내수경기 침체로 공장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2회 유찰로 최저가격이 감정가 대비 49%까지 떨어지자 근저당권을 양수한 유동화회사가 가격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낙찰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4개월 만에 상승세 꺾인 서울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45.6%로 전월(47.3%) 대비 1.7%p 하락했다. 낙찰가율은 94.3%로 전달(95.5%)에 비해 1.2%p 떨어지면서 4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평균 응찰자 수는 6.6명으로 8월보다 0.4명이 감소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등으로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매수세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를 제외한 지역에서 100% 이상의 고가낙찰 비중이 확연히 감소했고, 다소 회복세를 보이던 외곽 아파트도 다시 약세로 전환하면서 모든 경매 지표가 동반 하락했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률은 41.9%로 8월 43.3%보다 1.4%p 하락했다. 평택시 등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심각한 매물 적체 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지지옥션의 설명이다. 낙찰가율은 8월보다 0.6%p 낮아진 89.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평균 응찰자 수도 1.5명이 감소한 9.1명으로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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