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도 인간의 올바른 가치관이 필요하죠."
이상재 대구가톨릭평화방송 사장 신부는 14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진행된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인공지능 시대, 다시 철학하다-소크라테스에게 묻고, 칸트에게 듣다'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에 끌려가는 삶을 살지 않으려면 인간 스스로의 가치관 확립이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선정한 주제다.
이 사장 신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폐해로 일자리가 없어지고 우울증과 은둔형 외톨이, 정체성 혼란 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나열한 뒤 "2040년이 되면 마트에서 로봇을 살 수 있게 될 것이고, 또 인공지능에 지배당하지는 않겠지만 맹목적인 의존 상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강제수용소의 처절한 고통 속에서도 의미를 추구했던 사람만이 생존한 사례를 보지 않았냐"면서 "작금의 우리 또한 인공지능에 올라탈 것인지, 끌려갈 것인지는 인공지능에 어떤 가치관을 입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가치관 확립을 위해서는 과학과 가치관 사이에 있는 철학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소크라테스에게 가수 나훈아의 노랫말처럼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라고 묻고, 칸트 철학에서 해답을 얻자는 얘기다.
이를 위해 그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데카르트, 칸트 등을 중심으로 서양 철학사를 훑어간 뒤 "물질의 풍요가 넘치고 성공과 돈을 위해서라면 도덕은 가볍게 무시하는 현대사회에서 특히 칸트의 철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칸트 철학의 핵심은 자유 의지와 도덕 법칙으로, 인간은 자유 의지를 통해 도덕 법칙을 실천하며 그 과정에서 고유한 자신의 존재를 실현한다고 봤다. 칸트는 또 도덕과 행복이 결합한 최고선 실현을 주장하며 도덕적인 사람이 가장 행복한 세상을 꿈꿨다.
이 사장 신부는 "지난 8월 파리올림픽 개막식 공연이 선정성 등으로 논란이 됐는데 이 또한 윤리의식, 도덕성의 부재 때문이 아닌가 싶다"며 "칸트 철학에 대한 통찰을 통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한편 2019년 제8대 대구가톨릭평화방송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1996년 사제 서품을 받은 후 죽도성당 보좌를 시작으로 교구 사회사목 국장, 가톨릭신문사 주간·미주지사장, 만촌3동성당·고성성당 주임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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