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속 '여성시대'의 도래는 각종 통계에서부터 확인된다. '총출생성비'는 자연상태 수준으로 회귀했고, 여성의 경제활동은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질적성장'과 양성평등 사회로의 이행에 속도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20년 새 전세를 역전, 여성인구가 남성보다 4만명 이상 많은 대구의 성비 변화에는 남성보다 긴 여성의 평균수명 등 다양한 인자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다만 수치상 두드러지는 것은 출생성비의 변화다.
유교문화와 농경사회에 뿌리를 뒀던 남아선호사상의 시대는 21세기 들어 종언을 고한 모습이다. KOSIS에 따르면 출생아 중 여아 100명 당 남아수를 뜻하는 총출생 성비는 가파르게 하락했다. 대구의 총출생 성비는 2003년까지 112.4에 달했으나 2008년 108.8, 2013년 103.2, 2018년 102.5로 급감했다.
특히 2003년만 해도 183.9에 달했던 '셋째아 이상 성비'는 2008년 130.2에서 2018년 100.8로 감소했다. 통상 인위적인 개입이 이뤄지지 않은 자연상태의 성비가 105 정도로 보는 것을 감안하면 대반전이 이뤄진 것이다. 2023년 대구의 총출생 성비는 105.0으로 균형이 맞춰진 듯한 모습이다.
경제 및 사회 참여 역시 남성에 비해서는 아직 낮지만 급격하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대구시 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이 지난달 발표한 '통계로 보는 대구여성가족의 삶'에 따르면 대구 경제활동인구는 약 128만명으로 이 중 여성이 44.1%, 남성이 55.9%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여성경제활동인구는연평균 1.6% 증가해 남성(0.2%) 보다 증가율이 8배 높았다.
늘어나는 여성 인구에 대한 활용 필요성은 여전히 높은 실정이다. 54세 이하 이혼 여성 가운데 18.9%는 경력단절 여성으로 전국평균보다 1.9% 높았고 8대 특별·광역시 중에서는 울산과 세종에 이어 세번째로 높았다. 경력단절의 사유는 육아가 34.5%로 가장 높고, 이어서 결혼준비 31.5%, 임신·출산 24.7% 순이었다. 여성 평균임금은 211만원으로 남성 평균 임금의 67%에 그치기도 했다.
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여성이 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맞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부족한 점이 많다"며 " 사회구조적으로 여성들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의사결정권이 신장돼야 하고, 이런 의사결정권을 확보하려면 사회 전반적으로 양성평등적인 문화가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 여성들이 일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육아 제도가 필요하고, 이 제도를 수용할 수 있는 기업 분위기가 필요하며, 이같은 제도를 지원하는 정부의 장기적인 예산투입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이어 "여성들 역시 스스로 역량을 기르고 의지를 다져야 할 시점"이라는 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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