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요일 아침] 미국 대선, 해리스가 될까?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미국 대선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이 뜨겁다. 쿠키-한길리서치 10월 조사에서 미 대선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는 80.2%, 관심 이유는 55.4%가 외교 안보다. 그러면서 한국을 위해 75.5%가 '해리스 당선을 바란다'에서는 트럼프 포비아 증후군처럼 보이기도 하다.

그럼 우리 국민이 원하듯 해리스가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쉽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막판에 해리스가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전국 득표율로 결정하는 우리와 달리, 미국 대선은 각 주를 독립적 국가와 같이 주권을 존중해 대부분의 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모두 확보한다. 이렇게 확보한 수를 합해서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270명 이상 확보하면 승리한다. 그 결과 미국 전체 여론조사에 지고도 선거인단 수가 앞서 당선되는 이해하기 힘든 사례가 나타난다. 그래서 미 대선 결과의 분석과 예측은 우리와 다르다.

미 대선 예측은 51개 주 중 우열이 드러난 44개 주의 선거인단 수와 아직 경합 중인 7개 주의 판세를 분석해보면 가능하다. 현재까지 우열이 드러난 44주 선거인단 수는 해리스가 225명으로 219명의 트럼프를 앞선다. 따라서 7개 경합주 선거인단 94명 중 45명만 더 확보하면 해리스가 이긴다. 그래서 해리스가 유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남은 7개 경합주다.

7개 경합주인 동북부 선거인단 수는 펜실베이니아 20명, 위스콘신 10명, 미시건 16명이다. 백인 노동자가 많은 쇄락한 공업지대(러스트벨트)로 전통적 민주당 텃밭(블루월)이었으나 클린턴 신자유주의 세계화 이후 공장의 대거 해외 이전으로 일자리 잃은 노동자를 집중 공략한 트럼프가 2016년 45대 대선에서 힐러리에 이기면서 당시 트럼프 신드롬의 발판이 된 지역으로 가장 큰 관심사는 일자리 즉 경제다.

나머지 4개 주 남부는 애리조나 11명, 네바다 6명, 노스케롤라이나 15명, 조지아 16명 이다. 농업은 발달했으나 발전이 늦은 전통적 공화당기반(선벨트)이다. 그러나 최근 이 지역에 미 동북부와 캘리포니아 등 서부로부터 많은 기업들이 이전해왔다. 또한 은퇴 중산층들도 노후를 따뜻한 남부에서 보내기 위해 이주해와 미국에서 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다.

이로 인해 이 지역 정치성향도 기존 보수층에 새로 이주해온 진보층이 유입되어 경제 문제 뿐만 아니라 멕시코와 맞닿아 이민 문제, 낙태권 등이 쟁점이다. 특히 애리조나와 네바다 주는 여성낙태권 인정 여부 투표를 대선과 함께 한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의 선전 조짐도 있다.

민주당 텃밭 러스트벨트의 트럼프 선전, 공화당 텃밭 선벨트의 해리스 선전 조짐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만약 트럼프가 러스트벨트에서 다 승리하면, 46명을 얻어 당선권에 다가선다. 아니면 펜실베이니아(20명)에서 이기고 나머지 2곳 중 한 지역만 이겨도 유리하다. 보수 성향의 남부에서 해리스가 선전이라지만 네 지역 중에서 두 지역 이상 이기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펜실베이니아가 중요한데, 13일 ABC방송 조사에서 49%로 동율이지만 추세상으로는 트럼프가 유리하다. 그렇다 보니 미 전체 지지율과 상관없이 경합주(스윙스테이트)만 놓고 보면 트럼프가 다소 유리하다.

선거 전략도 문제다. 트럼프의 강한 미국이나 위대한 미국(MAGA)의 메시아적 콘셉트가 해리스에는 없다. 이는 두 후보 간의 체급차로 비춰진다. 반면 해리스는 트럼프의 부정적 이미지를 PC주의(Political Correctness)적 바른말과 진보적 가치, 장밋빛 비전으로 대응한다.

특히 야당 선거 캠페인으로 오바마를 처음 당선시킨 선거 귀재(?) 오바마 선거전략가들이 합류하면서 여당 후보인 해리스 캠페인에 야당 콘셉트가 더 강화되었다. 이렇게 바이든-해리스 여당 정부의 인플레이션과 이민 문제 등에 대한 분노를 야당 콘셉트인 트럼프 비판과 미래 청사진, 낙태권으로 덮는 것이 통할까? 쉽지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미 대선은 박빙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국민의 바람과 다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따라서 우리의 바람이나 희망 섞인 당선자 전망보다는 누가 되든 대응 전략을 늦지 않게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막상 예상치 못한 후보가 당선되어 허둥대며 그로 인해 더 큰 국익을 양보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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