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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생태계 게임체인저 SMR…대구경북 선점에 박차

경북도가 지난해 3월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경북도가 지난해 3월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경북 원자력 르네상스' 선포식을 개최한 모습. 매일신문

SMR 개발 현황(2022년 9월 기준). 국제원자력기구
SMR 개발 현황(2022년 9월 기준). 국제원자력기구

한국수력원자력을 필두로 국내 원전 기업들이 앞다퉈 글로벌 원전 시장으로 진출 중인 가운데 차세대 원전 기술인 SMR(Small Modular Reactor·소형모듈원전)이 향후 미래 원전 산업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국내 원전 중심지인 경북도는 물론 첫 SMR 상용화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대구시도 적극적으로 SMR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게임 체인저' SMR

SMR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소형원자로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는 SMR을 전기출력 300MW 이하인 소형원자로로 분류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혁신형 SMR(i-SMR)을 개발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대형원전 대비 1/10 수준의 발전용량(모듈당 170MW)에 안전성과 운전 유연성을 높인 한국형 SMR의 표준설계가 오는 2028년 완료될 예정이다.

대형원전과 소형 원자로 비교.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대형원전과 소형 원자로 비교.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SMR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과 '편리함'이다. 우선 SMR은 송전망이 충분하지 않거나 외딴 지역에 소규모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대형 원전에 비해 부지도 적게 소요된다. 특히 여러 개 모듈의 전원을 개별적으로 끄고 켤 수 있어 출력 조절 유연성이 높아 안전성이 높다. 건설 기간이 짧다는 것도 비용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 같은 특징은 전력이 많이 필요한 빅테크, 반도체 기업에게 매력적이다. 송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없이 기업 단지 인근에 설치만 해두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SMR 시장에 대한 전망도 밝다. 세계원자력학회는 2035년 SMR 시장이 64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적으로 약 80여종 이상의 SMR이 개발 중인 것도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이동형 박사는 "누가 먼저 SMR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향후 원전 산업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세계 각국이 앞다퉈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대구시, 군위첨단산단에 SMR

대구시와 경북도 역시 SMR에 적극적이다. 국내 대형 원전 상당수를 가지고 있는 경주시는 이미 SMR국가산업단지 지정으로 다른 지자체보다 SMR 분야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다. 대구도 대구경북신공항 인근인 군위 첨단산업단지에 SMR 첫 상용화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6월 17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이종헌 대구시 정책특보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SMR 모형 앞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지난 6월 17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이종헌 대구시 정책특보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SMR 모형 앞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대구시는 지난 6월 17일 산격청사에서 한국수력원자력과 대구경북(TK)신공항 첨단산업단지 내에 '680MW SMR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를 체결했다. 당시 홍준표 대구시장은 "반도체 혁신 클러스터를 추진하려면 전기와 물이 필요하다. 수도권에는 전기와 물이 부족해 방안이 없다"며 "대구는 SMR을 추진해 미리 전기를 준비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한수원은 군위군에 SMR을 설치해 스마트 넷제로 시티(SSNC)로 거듭날 경우 기존 도시 대비 에너지 생산비용 약 30%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대구시는 군위 첨단산업단지 내에 SMR을 구축, 충분한 전기를 바탕으로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산업 기업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지자체가 SMR에 적극 나서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도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엑스코에서 열린 '탄소중립·녹색성장 대구포럼'에서 "대구가 SMR에 자신을 갖고 정부와 적극 협력해야 한다"며 "먼저 도전하면 정부도 인센티브를 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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