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세를 재개하고 레바논 침공을 확대하면서 민간인 피해도 확대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잔혹 행위에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불타는 민간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의 알 아크사 순교자 병원 부지를 공습하면서 민간인이 불에 타 죽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전날 공습으로 피란민 텐트촌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몸에 불이 붙은 사람의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다. 다른 영상에는 폭발로 불덩어리가 하늘로 솟구치는 가운데 불을 끄기 위해 달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진작가 아티아 다리위시는 사람들이 불타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그건 큰 충격이었고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40명 이상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이보다 많은 5명이 사망하고 6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병원 주차장의 하마스 지휘 본부를 겨냥해 작전을 벌였고, 그 뒤 "2차 폭발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14일 레바논 북부 도시 즈가르타의 아이투 마을의 주거용 건물을 공습했다.
아이투 마을은 레바논에 분포한 가톨릭의 일파인 마론파 신도들이 사는 곳이다. 수도 베이루트와 헤즈볼라 본부 중심지로 알려진 남부·동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이다. 공습받은 건물에는 피란민들이 거주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러미 로런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대변인은 "공습 사망자 22명 중 12명은 여성, 2명은 어린이라고 보고 받았다"며 "우리는 공습된 곳이 4층 주거용 건물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사회 압박 통할까?
미국 정부는 무기 정책 변경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미국은 지난 13일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공동 명의로 이스라엘 국방 및 외교부 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30일내로 구체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구체적인 조치로 ▷최소 트럭 350대의 인도 지원 물품 가자지구 내 반입 허용 ▷추가 통행로 개방 ▷인도 지원 관련 장소 및 이동에 대한 보안 강화 ▷작전상 불필요한 지역에 대한 대피 명령 취소 등을 거론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긴급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국가 안보 각서 20(NSM-20)과 미국 법에 따른 정책상 함의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NSM-20은 안보 지원시 국제 인도법 등에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가자지구에서의 인도 지원 문제 해결을 위해 일시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 공을 들였으나 오히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로 이어지면서 레바논 등으로 전쟁이 확대된 상태다.
이스라엘은 미국 정부의 서한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15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이스라엘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서한에서 제기된 우려들을 우리의 미국 측 카운터파트들과 함께 대처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강경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정부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요청을 적극적으로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유입되는 인도주의 물품이 하마스 완전 해체라는 전쟁 목표을 달성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쳐왔다.
네타냐후 정권은 가자지구 북부에 주민 소개령을 내린 뒤 완전히 봉쇄해 하마스를 굶겨 죽이는 극단적 군사작전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는 현재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구호품을 하마스가 통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이스라엘 극우성향 장관들은 하마스의 탈취를 막기 위해 구호품을 이스라엘군이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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