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자 7종 경기' 고은빈, '부상 투혼'으로 값진 금메달 따내

전국체전, 15일 창던지기 도중 십자인태 파열 등 심각한 부상 당해
부상에도 임시 태핑으로 마지막 800m 달리기 완주하며 우승 거머줘

여자 7종 경기 고은빈 선수. 대구시체육회 제공
여자 7종 경기 고은빈 선수. 대구시체육회 제공

고은빈(24·대구시청) 선수의 '부상 투혼'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고은빈은 지난 15일 경남 김해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여자일반부 7종경기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총점 5천114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헵타슬론'(Heptathlon)으로 불리는 여자 7종 경기는 첫째날에는 100m 허들·높이뛰기·포환던지기·200m를, 둘째날은 멀리뛰기·창던지기·800m를 각각 겨뤄 총점으로 승부를 내는 경기다.

이 경기에서 고은빈은 도중에 십자인대가 파열과 무릎 인대 손상 등으로 더 이상 뛰기가 힘든 상황에서도 중도포기 없이 끝까지 경기를 치뤄 값진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고은빈은 5번째 종목인 멀리뛰기를 끝내고 순조롭게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6번째 종목인 창던지기에서 42m를 던지며 1등을 했다. 코치진은 거의 금메달이 확정적으로 봤다. 하지만 재차 던지기를 시도해 점수를 더 내고 싶은 마음에 창던지기를 시도하다 그만 부상을 입었다. 고은빈은 그 순간 땅바닥에 넘어지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너무 아파 울음이 멈추지 않았다. 겨우 동료들의 부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마지막 종목인 800m 달리기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2위와는 점수차가 크게 나는 상황이라 조금만 더 힘내면 꿈에 그리는 금메달을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주위의 만류에도 깁스를 떼고 임시적으로 태핑을 한 채 이를 깨물고 800m를 뛰었고, 결국 우승을 확정지었다. 우승 직후 그는 응급차에 실려갔다.

고은빈은 "한 경기만 하면 금메달을 따기 때문에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결과가 잘 나와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신명여고 2학년 때 7종 경기를 시작한 고은빈은 한체대를 거쳐 2023년 대구시청 육상팀에 입단했고, 그 해 바로 전국체전에서 동메달 따고 이번에 드디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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