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리지린은 대동강 평양, 한반도 한사군 설을 배격하고 고조선의 강역을 압록강에서 하북성 동쪽 난하(灤河) 유역으로 확장하는 대륙사관의 주장을 들었다. 요동군과 요서군의 기준이 된 고대의 요수를 현재의 요녕성 요하가 아닌 하북성 동쪽의 난하로 보고 고조선과 중국의 국경선인 패수를 현재의 북한 청천강이 아닌 요녕성 대능하로 본 것이 리지린 민족사관의 핵심이다.
북한 리지린의 관점은 남한의 윤내현 등에 의해 계승되고 있다. 윤내현은 "고대의 요수는 지금의 요하가 아니다. 지금의 난하 유역이 고대의 요동이다. 고조선과 중국의 국경은 지금의 난하와 그 하류 동부 유역에 있는 갈석산으로 이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고조선 우리의 미래가 보인다, 민음사, 1995)
리지린이 고조선의 서쪽 강역을 난하 이동 요서지역으로 간주한 것은 청천강을 중국과 조선의 경계로 인식한 반도사관에 비하면 크게 진전된 견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하북성 남쪽의 백석산과 역수유역까지가 원래 고조선의 영토였다면 이 또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보다 훨씬 더 큰 민족의 역사 영토를 중국에 떼어주는 격이다.
그는 '사고전서'에 실린 고조선 관련 자료들을 섭렵할 기회를 갖지 못해 지금의 하북성 진황도시 노룡현이 고조선의 수도였고 고조선이 옛 고죽국 땅 노룡현에서 건국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래서 난하를 고조선의 서쪽 경계로 설정함으로써 한계를 드러냈다.
이 책은 '사고전서'에 나타난 새로운 고조선 자료에 근거해 북경이 한국의 고대영토임을 최초로 체계적으로 밝혔다. '사고전서'는 청나라 건륭황제가 중국 5000년 역사상의 경서류, 역사서류, 제자백가류, 문집류 등 고대 문헌 자료를 집대성해 약 8만 권으로 편찬한 동양 사료의 보고이다. 이 책에는 삼국사기, 삼국유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조선 관련 수많은 자료들이 담겨 있다. 특히 역사서가 아닌 제자백가나 시인의 문집 등에 담긴 고조선의 자료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무경총요'의 북경 조선하(朝鮮河), '태평환우기'의 하북성 노룡현 조선성(朝鮮城), 선비족 '두로공신도비명'의 조선건국(朝鮮建國) 고죽위군(孤竹爲君) 관련 기록 등이 그 예시이다.
책의 저자는 이 '사고전서'에서 북경의 연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역사적 근거를 찾아 그는 북경이 본래 발해조선의 강역으로서 한국인의 고대 영토였고 그 역사 주권을 한국에 있다고 본다. 나아가 "한국은 역사상 중국의 일부였다"라고 주장하는 시진핑의 한국사에 대한 잘못된 역사 인식에 경종을 울리고, 중국의 동북공정이 무모한 주장임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
저자인 역사학자 심백강은 '퇴계전서', '율곡전서', '조선왕조실록' 등 한국의 주요 고전들을 번역한 한학자이자 동양학자이다. '이야기로 배우는 동양사상', '불교편', '유가편', '도가편'은 동양사상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그가 책의 근거 자료로 활용한 '사고전서'의 사료적 가치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여 한국고대사 연구의 새장을 열었다는 평을 얻기도 했다. 청와대 대통령실, 중앙공무원교육원 고위정책과정, 교육부 한일역사공동위원회, 경기도 교육청, 충남도청, 장성군청, 거제시청, 인간개발연구원, 동북아역사재단, 한국교원대, 한국학중앙연구원, 국정원, 국학원 국민강좌, KBS1TV 아침마당, KBS2TV 등에서 특강을 한 이력이 있다.
끝으로 이 책은 그가 본지에 연재한 '심백강의 한국고대사', '동양고전으로 다시 찾는 발해조선의 역사'를 묶어 한 책으로 펴냈다. 총 28장에 달하는 방대한 구성으로 연재 당시 활용한 풍성한 자료들이 함께 이해를 돕는다. 524쪽, 2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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