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소년 헌혈 줄었다…대입 전형 변화·저출생 영향?  

청소년 헌혈 건수 5년 전에 비해 -37%…대구경북도 감소
10대 제외 연령층은 오히려 증가…"팬데믹 때문만은 아냐"
저출생·대입 전형에서 교외 봉사활동 미포함 영향 분석도
첫 헌혈자 대부분이 고교생…"유인책·연령층 다원화 필요"

지난 1월 대구 중구 헌혈의 집 동성로센터에서 한 시민이 헌혈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 1월 대구 중구 헌혈의 집 동성로센터에서 한 시민이 헌혈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청소년들의 헌혈이 줄어들면서 혈액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교육부의 대입제도 개편에 따라 헌혈을 통한 개인봉사활동 실적 필요성이 줄어든 데다 저출생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되는데, 이들의 헌혈참여를 독려할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청소년 헌혈 건수는 지난 2019년 대비 37% 이상 줄어들었다. 2019년 당시 80만여건이었던 만 16~19세 청소년의 헌혈 실적이 지난해 기준으로 50만여건으로 급감한 것. 전체 대비 청소년 헌혈 비중은 2019년 28.7%에서 지난해 18.1%로 10%p(포인트)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청소년 헌혈 감소의 주원인으로 꼽기엔 지난해 기준 전국 헌혈 실적은 총 277만6천291건으로, 지난 2019년 당시 279만1천92건의 실적을 대부분 회복한 모양새다. 그중 10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대 헌혈 건수가 2019년과 비교해 오히려 증가하기도 했다.

대구경북도 같은 추세다. 지난 1~9월 헌혈실적은 17만5천562건으로 2019년 같은 기간(17만2천778건) 대비 1.6% 증가했으나, 16~19세 청소년 헌혈은 5만1천162건에서 3만7천354건으로 27.0% 감소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는 저출생에 따른 10대 인구 감소와 대입 전형 변화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구경북의 만 19세 이하 인구수는 2019년 42만5천510명에서 지난해 36만4천524명으로 약 14% 감소한 수치를 보인다.

또 지난 2019년 교육부가 내놓은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2024학년도 대입부터 개인봉사활동 실적이 대입에 반영되지 않은 것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이후 대구시내 고등학교 중 단체헌혈 참여 학교는 2019년 71곳에서 지난해 63곳으로 줄기도 했다.

영남대학교 입학처 관계자는 "지난 2024학년도 대입부터 교육부의 2019년 발표 공정성 강화 방안이 적용되며 대학 쪽으로 학교생활기록부가 넘어올 때 개인봉사활동이 반영되지 않은 채 넘어오게 됐다"며 "현재 생기부에 보이는 봉사활동은 학교교육계획에 따른 교내 봉사 실적뿐이라 개인 헌혈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청소년 헌혈감소가 장기적인 혈액수급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모습이다.

지정식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장은 "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처음 헌혈을 경험하면서 성인이 돼서도 헌혈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은 만큼, 단체헌혈에 참여하지 않는 학교에도 참여를 독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헌혈 휴가를 주는 것처럼 학생·군인 외 중장년층도 헌혈에 참여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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