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인 러 극동 군기지에 도착"…북한군, 우크라 전쟁 변수 될까

러 극동지역 군 소식통 인용 "3천명은 절대 아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평양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만나 양국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했고 만족한 견해 일치를 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평양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만나 양국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했고 만족한 견해 일치를 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북한군 러시아 파병 확인 보도가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판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방권 유력매체인 영국 BBC 방송이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 러시아 파병 보도를 전했다. 하지만 북한군이 전장에서 도움이 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복수의 북한인 도착"

BBC 방송 러시아지국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지역의 군 관련 소식통에게서 "복수의 북한인이 도착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들이 블라디보스토크 북쪽 우수리스크 인근의 한 군기지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다만 정확한 인원수는 밝히길 거부하면서 "3천명에는 전혀, 가까이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이달 초 도네츠크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 포격에 북한군 6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를 기점으로 북한군 파병설을 연일 쏟아내 왔다.

이중에는 러시아군이 북한군 3천명으로 제11 공수돌격여단에 '부랴트 특별대대'를 편성 중이라거나 북한이 이미 1만명을 러시아에 보냈다는 보도 등과 함께 파병된 북한군 일부가 탈영했다는 주장 등도 있었다.

의회에 출석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정보기관인 정보총국(HUR)을 통해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뿐 아니라 인력까지 제공하기 시작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이 몽골과 인접한 러시아 부랴트 공화국 울란우데 지역에서 준비를 한 뒤 러시아 쿠르스크주(州)에 투입될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자국 북동부 수미주(州)와 맞닿아 있는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 기습적으로 대규모 병력을 진입시켜 수백㎢에 이르는 면적을 점령했는데, 이를 수복하는 작전에 북한군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BBC는 러시아 극동지역에 북한이 파병한 병력으로 대부대가 조직되고 있다는 징후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북한군 전쟁 승리에 도움 될까

북한군이 전쟁에서 역할 수행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 러시아 군사 전문가는 BBC에 러시아군이 전쟁 초반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죄수 수백 명의 입대를 허용했을 때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그래도 이들은 모두 러시아어는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순간적으로 생사를 가르는 판단을 해야 하는 전선에서 전혀 다른 언어를 하는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의사소통하는 것부터 쉽지 않은 과제라는 것이다.

북한군 체제는 구(舊)소련을 모델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 군인들이 실제 전장에서 러시아군 운용 무기체계에 유기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북한의 현역 군인이 120만명에 달하지만, 실제 전투 경험은 없다는 점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세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러시아가 심각한 병력 부족을 겪고 있는 만큼 북한군 파병이 러시아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주러시아 영국대사관 무관 출신인 존 포어먼은 "러시아 입장에선 전선에 사용할 '총알받이'가 증가한 것"이라며 "외국인이 죽는 것은 러시아에서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북한군이 실제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전문지 편집장인 발레리 리아비크는 "북한군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일부의 경비를 맡고, 기존에 배치됐던 러시아군이 전선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군이 전투가 아닌 건설과 정비 등 지원업무를 담당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실제 전쟁 판세에 미칠 영향과는 별개로 북한군 파병은 우려할만한 사안이라는 것이 국제사회의 시각이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군 파병설에 대해 "러시아의 절박함이 드러나는 현상"이라면서 "(파병설이 사실이라면)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급속도로 밀접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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