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선거에서 양당이 각자의 텃밭을 사수하면서 국민의힘 한동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모두 리더십에 직접적인 타격을 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여야 모두 선거 결과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면서 그간 지속해 왔던 강대강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재보선 결과와 관련해 "나라를 생각해서 너희에게 기회를 한번 줄 테니 '한번 바꿔 봐라'라는 것"이라며 "저희가 용기와 헌신, 정교함으로 변화하고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2024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 의미를 잘 새겨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모두 본전을 찾은 선거 결과를 얻은 만큼 자신들이 민심을 받들어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치러진 재보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야당끼리 치열한 3파전이 펼쳐진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는 민주당이 승리해 야권 대표성을 지켜냈다.
인천 강화군수 보선과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에서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승리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 역시 진보 진영 후보가 이기는 등 이변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61.03%를 얻어 38.96%를 득표한 김경지 민주당 후보를 22.07%포인트(p)의 큰 격차로 따돌렸다.
민주당은 명태균 파문 등으로 여권 악재가 이어져 '정권 심판'을 내세워 총력전을 펼쳤지만 '김영배 실언'이 터지는 등 악재에 이변을 연출하지 못했다.
여당 내에선 금정 승리 요인을 놓고 친한(한동훈)계와 친윤(윤석열)계의 승리 요인을 두고 해석이 엇갈렸다. 친한계는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등을 요구했던 '한동훈 효과'가 작용했다고 자평한 반면 친윤계는 텃밭 지지층이 윤석열 정부 국정 동력에 힘을 실어주려 결집했다고 봤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야가 이번 선거 결과를 유리하게만 해석해 극한 정쟁을 되풀이하지 말고 부족함을 깨닫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은 전통적 텃밭을 사수한 것일 뿐 의정 갈등, 당내 화합, 명태균 논란 등 과제가 산적해 있어 수습이 시급하다"며 "야당 역시 탄핵 드라이브, 사법리스크 논란 등 정쟁에서 빠져나와 민생을 챙기는 데 힘을 써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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