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도이치모터스 의혹 무혐의 결론, 늦어도 너무 늦었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連累) 의혹을 무혐의 처분했다.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기소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야권의 집요한 정치 공세에다 사건 관련자들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는 점, 주가조작에 돈을 댔던 인물이 1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는 점, 과거 김 여사가 주가조작 인물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 등이 국민적 관심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이런 정황(情況)들이 곧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증거는 아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잡으려고 1년 6개월 이상 김 여사 사건을 탈탈 털었지만 다른 주가조작범들을 기소하면서 김 여사는 기소하지 못했던 것도 증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정황만 갖고 김 여사를 기소할 수 없다는 것은 현재 윤석열 정부 검찰뿐만 아니라 문 정부 검찰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은 문재인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 고발하고, 야당이 지속적으로 공세를 펼치면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더 큰 원인은 문 정부 검찰도, 윤 정부 검찰도 이 문제를 신속하게 매듭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여사에게 혐의(嫌疑)가 있으면 기소하고, 없으면 불기소하면 정리될 일이었다. 문 정부 검찰은 증거가 부족함에도 무혐의 처분하자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밉고, 윤 정부 검찰은 '봐주기' 논란이 부담스러워 무혐의 처분을 미뤄 온 면이 있다고 본다.

이 사건은 권력형 비리가 아니다. 주가조작이 벌어졌다는 시점도 윤 대통령 부부가 결혼하기 전이다.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만큼 불필요한 정쟁(政爭)을 끝내야 한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코바나컨텐츠 협찬 문제, 디올 백 수수 문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 씨를 통한 불법 여론조사 및 조작 의혹 등이 포함된 종합 세트 특검법을 재발의했다. 어떻게든 정쟁을 이어갈 궁리만 한다. 대한민국 정치 꼴이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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