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강, 첫 소감 밝혔다 "현실감 들지 않았어, 책 속에서 독자들 만나고 싶다"

"수상 통보 후 현실감 들지 않아, 언론 보도 확인하고 현실감 들어"
"봄부터써온 소설 완성할 예정, 정확한 시기 말씀 못 드려"
"6년 안에 소설 3권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17일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포니정재단은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작가 한강 씨를 선정했다. 연합뉴스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17일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포니정재단은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작가 한강 씨를 선정했다. 연합뉴스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17일 국내 외부행사에서는 처음으로 소감을 밝혔다. 한 작가는 "책을 계속 쓰면서 그 안에서 독자들을 만나고싶다"고 했다.

한 작가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해 "지난 일주일이 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거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노벨 위원회에서 수상 통보를 막 받았을 때에는 사실 현실감이 들지는 않아서 그저 침착하게 대화를 나누려고만 했다. 전화를 끊고 언론 보도까지 확인하자 그때에야 현실감이 들었다"며 "그날 밤 조용히 자축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이후 제 개인적 삶의 고요에 대해 걱정해주신 분들도 있었는데, 그렇게 세심히 살펴주신 마음들에도 감사드린다"며 "저의 일상이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저는 믿고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제가 쓰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 작가는 아울러 "지금은 올봄부터 써온 소설 한 편을 완성하려고 애써보고 있다"며 "바라건대 내년 상반기에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소설을 완성하는 시점을 스스로 예측하면 늘 틀리곤 했기에, 정확한 시기를 확정지어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질문을 종봉 받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걷는 것을 좋아한다"며 "쏟아져 나오는 좋은 책들을 놓치지 않고 읽으려 시도하지만 읽은 책들만큼이나 아직 못 읽은 책들이 함께 꽂혀 있는 저의 책장을 좋아한다. 사랑하는 가족, 다정한 친구들과 웃음과 농담을 나누는 하루하루를 좋아한다"고 했다.

일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은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에서 굴리는 시간"이라며 "아직 쓰지 않은 소설의 윤곽을 상상하고, 떠오르는 대로 조금 써보기도 하고, 쓰는 분량보다 지운 분량이 많을 만큼 지우기도 하고, 쓰려는 인물들을 알아가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노력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한 작가는 "약 한 달 뒤 저는 만 54세가 된다.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세에서 60세라 가정한다면 6년이 남은 셈"이라며 "일단 앞으로 6년 동안은 지금 마음속에서 굴리고 있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 그 과정에서 참을성과 끈기를 잃지 않기를 희망하는 동시에 일상의 삶을 침착하게 보살피는 균형을 잡아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감사 인사를 다시 전하며 수상 소감을 끝맺었다. 한 작가는"지난 삼십년의 시간 동안 저의 책들과 연결되어주신 소중한 문학 독자들께, 어려움 속에서 문학 출판을 이어가고 계시는 모든 출판계 종사자 여러분과 서점인들께, 그리고 동료, 선후배 작가들께 감사를 전한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다정한 인사를 건넨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일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한강이 국내 외부 행사에 참석해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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