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김정은, 서울지도 펼쳐 위협…오세훈 "참을 수 없는 분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휘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나라를 적국, 타국이라 부르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휘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나라를 적국, 타국이라 부르며 "한국이 주권을 침해하면 물리력을 조건에 구애됨 없이, 거침없이 사용하겠다"고 위협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조선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서울 지도를 펼친 채 "한국이 주권을 침해하면 물리력을 거침없이 사용하겠다"고 위협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경고했다.

오 시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을 수 없는 서울 위협'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북한 김정은이 또다시 서울이 나온 지도를 펴들고 위협의 언사를 했다. 반복되는 저들의 서울 위협에 서울시장으로서, 또 서울에서 평생 살아온 한 명의 시민으로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작성했다.

그는 "북이 쓰레기 풍선을 수시로 날려 보내 곳곳에서 재산피해와 화재가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우리 휴전선 바로 앞에서 경의선과 동해선을 폭파하기도 했다"며 "북한이 저토록 기고만장한 행태를 보이는 것은 저들은 핵무기가 있고 우리는 없는 '핵 비대칭' 상황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시급히 핵 잠재력을 높여야 하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우리 내부에서 '거짓 평화론'이 확산되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더러운 평화라도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는 식의 궤변을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를 얻으려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 무조건적인 '평화 지상론'은 '반(反)평화'일 뿐이다"며 "김정은의 협박이 아무리 거칠어져도, 서울은 동요하지 않고 시민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수도방위사령부와 긴밀히 협력하여 서울의 방어 태세를 철저히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전날인 17일 조선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우리 군대는 대한민국이 타국이며 명백한 적국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똑바로 새겨야 한다"며 "우리는 이틀 전 한국 영토와 연결되어 있던 도로와 철길들을 완전히 파괴 단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단지 물리적 폐쇄의 의미를 넘어 세기를 이어 끈질기게 이어져 온 서울과의 악연을 잘라버리고 부질없는 동족의식과 통일이라는 비현실적인 인식을 깨끗이 털어버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철저한 적국인 한국으로부터 우리의 주권이 침해당할 때에는 우리 물리력이 더 이상의 조건 여하에 구애됨 없이, 거침없이 사용될 수 있음을 알리는 마지막 선고나 같은 의미"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가 이미 천명한 대로 만약이라는 전제 조건에서 우리의 공격력이 사용된다면 그것은 동족이 아닌 적국을 향한 합법적인 보복행동"이라고 했다.

특히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은 대형 지도로 보이는 종이를 책상에 펼쳐놓고 지휘봉으로 가리키고 있는데, 흐릿하게 처리됐지만 '서울'이란 글자가 식별된다.

한국을 향해 언제든 공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춘 것처럼 긴장감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