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파병한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북한의 이번 움직임이 전세계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군이 전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북한의 파병이 위태로운 글로벌 안보에 더욱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에는 대체로 공감대를 모으고 있다.
영국 포츠머스대 전쟁학 부교수이자 군사 전문가인 프랭크 레드위지는 1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i뉴스 인터뷰에서 북한군은 최전선 전투가 아닌 공병 업무, 트럭 운전, 참호 파기, 차량 수리 등 지원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레드위지는 "러시아군은 러시아어를 못하는 대규모 병력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인들이 일을 하는 방식을 고려했을 때 만약 북한이 최전선 근처에 배치된다면 그들은 빠르게 패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 씰(Navy SEAL) 출신 군사 전문가인 척 파러는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포스트에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직접 전투에 나설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인다"면서 "몇몇 전투 공병, 경비군 부대와 소규모 북한군 특수작전군 파견대가 보병 자문 역할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파러는 "우크라이나군은 10년 이상 전투 경험이 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최정예 부대들로부터 훈련받았다"며 "반면, 북한은 70여년 전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이후 대규모 전투 작전을 벌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북한군에 대해 "전투 경험이 없을 수 있지만 그들은 신병이 대다수인 러시아군과는 다르다"라면서 "그들은 오랫동안 군에 있었고 결속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가 약간 우위에 있는 교착 상태지만 (북한의 파병으로) 전쟁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며 "러시아가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한다면 1년 정도면 전쟁이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랭크 레드위지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지고 있는 국면에 북한이 가세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레드위지는 "현 상황은 그들(우크라이나)에게 매우 위험하다"며 "어떤 분야나 역할에서든 러시아군의 증강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는 불리하며,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3차 세계대전'을 언급하며 북한의 파병을 우려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7일 북한이 약 1만 명 파병을 준비한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히면서 "세계대전을 향한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한편, 나토는 현재로서는 러시아와의 직접 군사적 충돌을 우려해 대응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군이 합류하면서 나토군의 우크라이나 파병론이 다시 고개를 들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북한의 파병 결정에 대해 "현재까지의 우리의 공식 입장은 '확인 불가'이다"며 "물론 이 입장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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