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한 팽창하는 인천공항…4단계 건설사업, 이달 말 완료 [영상]

종합시운전 마무리후 11~12월 개항식 예정
여객 1억명, 화물 630만t, 운항 60만회로 증가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가 오는 12월 공개를 앞두고 17일 언론에 공개한 인천공항 제2터미널 4단계 확장 지역 출국장. 2024.10.17. 홍준표 기자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가 오는 12월 공개를 앞두고 17일 언론에 공개한 인천공항 제2터미널 4단계 확장 지역 출국장. 2024.10.17. 홍준표 기자

인천국제공항이 이달 말 4단계 공사를 마무리하고 글로벌 메가 허브 공항으로서 위용을 드러낸다. 1992년 6월 수도권 신공항건설 사업·고시에서부터 32년여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4개 활주로에서 60만회 운항이 오가며 1억명이 넘는 승객과 630만t(톤)의 화물을 처리하는 명실상부 '글로벌 빅 3 공항'이 되는 것.

다만 일각에서는 인천공항의 '무한 팽창'이 '수도권 일극화' 대한민국의 현실을 빼닮았다며 균형발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 등 지방공항의 앞날에 '암운'이 드리울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4단계 확장 지역 천장에 설치된 키네틱 조형물. 2024.10.17. 홍준표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4단계 확장 지역 천장에 설치된 키네틱 조형물. 2024.10.17. 홍준표 기자

인천공항 4단계 건설공사 현장을 찾은 17일, 제2여객터미널(T2) 동측 내부는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3층 출국장에 들어서자 로봇이 바닥을 청소하며 고객 맞이를 준비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천장에 설치된 키네틱 조형물(움직이는 예술작품)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태양과 구름, 날씨 실시간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연출해 천장 구조물 마감재가 배가 대해를 헤쳐가고자 젓는 노 같은 느낌을 줬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키네틱 조형물이 최근 레드닷 디자인어워드에서 수상하며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를 석권했다"면서 "T2 동·서편에 1곳씩 설치돼 30분마다 3∼5분가량 작동한다. 인천공항의 첨단 기술에 예술적 감성을 접목해 여객 만족도를 높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으로 조성 중인 제2여객터미널 동측 한국정원 모습. 2024.10.17. 홍준표 기자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으로 조성 중인 제2여객터미널 동측 한국정원 모습. 2024.10.17. 홍준표 기자

실제로 공사는 4단계에서 공항을 여객과 운송을 위한 장소가 아닌 문화·예술·휴식을 누릴 수 있는 장소로 '사용자 경험'을 전환하는데 중점을 뒀다. 출국장과 입국장에 각각 대형 미디어아트 전광판을 설치해 출발·도착 항공기편 정보 외에도 다양한 예술 작품을 띄울 수 있도록 했다. 비행 오브젝트 등 3차원(3D) 기반 실감형 콘텐츠도 준비했다. 터미널 동측에는 한국의 조형미를 선보일 전통 정원을 중정으로, 서측에는 다양한 공연을 열 수 있는 잔디 정원을 조성했다.

배석주 국토부 공항정책과장은 "중정에 있는 정자는 창덕궁 승재정을 재현했다. 야트막한 연못과 개울이 조성돼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대나무숲 길도 걸을 수 있다. 공항이 문화 예술까지 겸비해 발전한다는 의미"라면서 "인천공항이 4단계 공사까지 30년간 각종 시행착오를 겪었다. 새로 만들 대구경북신공항에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것도 좋지만, 이 같은 아기자기한 시그니처 공간을 채워넣는 것도 참고해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 스마트 공항으로서 면모도 갖췄다. 공사는 이번 4단계 건설사업 과정에서 출입국 프로세스 혁신을 통한 디지털 대전환을 도모했다. 여권, 탑승권을 꺼내지 않고 안면인식만으로 출국장·탑승구를 통과하는 '스마트패스' 시스템을 구축한 것. 공사는 셀프백드랍, 면세품 구매 등 여객 출입국 프로세스 전반에 이러한 생체인식 프로세스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김종현 공사 4단계 운영준비단장은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표준이 출국은 60분, 도착은 45분이다. 인천공항은 출국 여객 95%가 45분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마치는 것이 목표"라며 "스마트 공항화가 실현되면 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2월
오는 12월 '그랜드 오픈'을 앞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4단계 확장 지역 터미널의 모습. 2024.10.17. 홍준표 기자

여객 이동 편의성도 대폭 개선했다. 교통 약자를 위한 유인 전동차량을 도입·운영하고, 총 380m 거리에 자율주행 직행셔틀을 왕복 운영해 이동 시간을 단축했다.

공사 관계자는 "시간당 이착륙 횟수를 말하는 슬롯이 현재 75회인데 내년에는 80회, 2029년에는 100회로 늘린다. 이를 위해 공역 사용에 대한 공군과의 협의를 마쳤다"면서 "이달 중 종합시운전이 마무리되고 11~12월 개항식 및 그랜드 오픈을 진행한다. 개장일은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며 연내 오픈이 목표다"고 했다.

오는 12월
오는 12월 '그랜드 오픈'을 앞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4단계 확장 지역 터미널의 모습. 2024.10.17. 홍준표 기자

인천공항이 '세계 3위 여객용량'을 갖춘 공항으로 도약하는 것을 두고 우려의 시선을 던지는 이도 있다. "가덕도신공항과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인천공항이 이처럼 양적 팽창을 추구하면 신생 공항이 과연 버텨날 수 있을 것인가. 이는 신생 지방공항에는 중요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토부가 2021년에 인천공항의 국제선 수요를 예측한 자료를 보면 2033년이면 국제선 여객이 4단계 사업으로 확보한 여객처리용량(1억600만명)을 넘어선다. 이 때문에 약 6조원을 들여 연간 2천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3여객터미널을 새로 짓고, 3천400m 길이의 5활주로 등을 만드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는 어떤 결론이 있는 것은 아니고 검토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오는 12월
오는 12월 '그랜드 오픈'을 앞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4단계 확장 지역 터미널의 모습. 2024.10.17. 홍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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