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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민 반발 산 성남시 미래기술연구원 분원, 글로벌센터로 명칭 바꾸고 재추진

포항 본원보다 20배 큰 분원(글로벌센터) 추진 소식에, 지역 시민단체 반발 예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매일신문DB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매일신문DB

포스코그룹이 경기 성남시 위례지구에 추진 중인 미래기술연구원 분원을 기공식 없이 조용히 짓기로 한지 8개월 만(매일신문 2월 14일 보도)에 관련 시설 건립이 본격화되면서 또 다시 지역사회가 들끓고 있다.

당초 포스코는 지난 2월 22일 성남시에 지을 미래기술연구원 분원 기공식을 갖기로 했지만, 지역 사회반발이 너무 거세 계획된 기공식은 취소하지만 건립은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포스코는 우수한 인재 수급이 용이한 수도권에 글로벌 연구개발 거점을 세운다는 전략을 세우고 미래기술연구원 분원 건설을 조용히 진행했다. 다만 지역사회의 반발을 의식한 듯, 명칭은 글로벌센터로 바꿨다.

21일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경북 포항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부지에 문을 연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은 김기수 포스코홀딩스 원장을 중심으로 포스코그룹 R&D(연구개발)를 총괄하고 있고, 분원은 글로벌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착공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센터로 이름이 바뀐 것은 세계 여러 대학이나 연구기관과 함께 2차전지 소재·인공지능(AI)·수소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확보하려는 의미라는 게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포스코그룹은 글로벌센터가 완성되면 수도권의 우수대학과 연구기관, 미국 실리콘밸리 등 해외 연구 거점과 협업해 우수 인력에 나설 예정이다.

이처럼 글로벌센터 건립 계획이 가시화되자, 포항시민단체는 즉각 성명서를 내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국민기업 포스코바로세우기위원회'(포세위)는 20일 성명서를 내고, 성남 위례지구에 '글로벌센터'를 짓는 계획에 대해,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포세위 측은 "미래기술연구원의 본원 운영 중심이 포항으로 이전돼야 한다. 꼭 수도권이 아니더라도 이공계 최고의 대학인 포스텍과 융합을 통해 세계적 연구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성남 위례지구에 2조5천억원을 투자할 예산으로, 포항 지역에 연구원 정주 여건과 문화시설을 갖출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경영부진을 이유로 포항에 예정된 1조2천억원의 투자계획을 백지화한 만큼 미래기술연구원을 포항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글로벌센터는 수도권 글로벌 연구개발 기능보강 차원이며, 미래연 본원과 함께 그룹의 글로벌 연구 클러스터 기능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앞서 포스코는 위례지구 일대 5만여m² 부지에 사업비 약 1조7천억원을 들여 미래기술연구원 분원 설립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분원이 포항 본원보다 규모면에서 약 20배 이상 큰 기형적인 모양새를 가지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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