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성군, 안계평야 쌀 이용한 '전통주·음식' 관광·체험 콘텐츠 개발 박차

지역 양조장과 청년창업거리 연계…'의성 술래길' 본격 운영
300년 전 옛 조리서 '온주법'에 실린 전통주 현대적 재현 시도

지난 12일 의성군 안계면 안계행복플랫폼에서 열린 의성 술래길 시범 행사에 마련된 안계 쌀미롱 홍보 부스. 의성군 제공.
지난 12일 의성군 안계면 안계행복플랫폼에서 열린 의성 술래길 시범 행사에 마련된 안계 쌀미롱 홍보 부스. 의성군 제공.

의성군이 드넓은 안계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재료로 다양한 '주식(酒食)' 관광·체험 콘텐츠 개발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100년 역사의 지역 양조장과 청년창업거리를 연계한 관광·체험코스를 본격 육성하고, 300여년 전 옛 조리법에 담긴 전통주 및 음식의 현대적 재현에 나서는 등 지역 브랜드 활성화의 기반으로 적극 활용하는 점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쌀에서 양조장까지 찾아가는 여정, '술래(酒來)'

지난 12일 의성군 안계면 안계행복플랫폼에서는 '의성 술래(酒來)길'의 시작을 알리는 첫 시범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술래길'의 핵심 시설인 '웰컴센터 쌀(米)롱'을 소개하고 술래길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공간들을 안내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술래길'은 의성군을 대표하는 농산물인 쌀을 재료로 술을 빚는 마을 양조장과 다양한 청년 창업 공간 및 노포들을 연계한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이다.

의성 술래길 생활권 자원.
의성 술래길 생활권 자원.

거점 공간인 '쌀(米)롱'에서 출발해 100년 역사의 양조장과 의성에서 생산한 홉으로 만든 수제 맥주 체험, 유리공예체험, 청년 손만두 가게, 쌀음료 카페, 안계미술관, 숙박시설 '논밭에' 등을 거치는 코스로 구성된다.

이 사업은 올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4년 생활권 단위 로컬브랜딩 활성화 지원 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의성군은 공모 선정으로 확보한 사업비 6억원 가운데 3억원을 투입, 핵심거점시설인 웰컴센터 '쌀롱'을 조성했다.

또한 1단계 사업으로 안계면 용기리 내 청년 창업 및 지역 상가와 안계행복플랫폼 입주 상가 등 10곳이 참여하는 술래길협의체를 구성하고 관광 시설로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술래길과 어울리는 특화 음식을 개발해 지역 상점에 이전하는 한편, 다양한 파생 상품도 고안하고 있다. 관광객이 '술래'가 돼 지역 양조장들의 발자취와 사라져가는 농경 문화를 찾아가 보는 '안계 술래길 투어'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의성군 관계자는 "의성군 전역에 산재한 작은양조장 9곳과 네트워크를 결성하고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의성군 안계면에서 열린 제3회 전국 전통주 경연대회 모습. 의성군 제공.
지난 12일 의성군 안계면에서 열린 제3회 전국 전통주 경연대회 모습. 의성군 제공.
온주법
온주법

◆오래된 '미식(美食)'을 되살린다

300년 전 옛 조리서에 담긴 가양주 제조법을 현대적으로 되살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의성군이 주목하고 있는 옛 조리서는 '온주법(蘊酒法)'이다. 1987년 의성 김씨 종가에서 발굴된 온주법은 1700년대 후반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작자 미상의 한글 필사본 옛 조리서다.

안동 장씨 문중의 '음식디미방', 광산 김씨 문중의 '수운잡방', 고성 이씨 문중의 '음식절조'와 함께 경북권에서 전해 내려온 4대 옛 조리서로 꼽힌다.

4대 옛 조리서 가운데 술을 제목을 붙인 조리서는 온주법이 유일하다. 온주법에 담긴 조리법은 모두 56항, 130종으로, 이 중 주류가 44항, 57종으로 가장 많다.

의성군은 의성 김씨 문중과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 온주법에 남아있는 술과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현하는 '온주법 주안상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라져가는 농경 문화 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의성에서 생산되는 쌀과 농산물의 우수성에 주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시간의 힘을 빌려 완성되는 전통주의 깊은 맛처럼 의성 김씨 문중의 온주법을 계승한 의성군만의 양조장과 전통주가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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