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천혁신도시, 양대 공공기관 대규모 수주로 '제2의 도약' 실현되나?

한국전력기술, 24조 원 규모 체코 원전 사업 수주 임박
한국도로공사, 2조1천억 원 규모 튀르키예 K-고속도로 건설 사업 수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 필요

경북 김천혁신도시에 있는 한국전력기술 본사. 매일신문DB
경북 김천혁신도시에 있는 한국전력기술 본사. 매일신문DB

경북 김천혁신도시가 다시 한 번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역 양대 공공기관인 한국전력기술(한전기술)과 한국도로공사(도로공사)가 잇따라 해외에서 대규모 사업을 수주하거나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역 발전과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 "한국 원전 기술, 유럽의 심장을 두드리다"

우선 한전기술은 체코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총 24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 수주에 성큼 다가섰다.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천MW급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이 사업은 역대 최대 규모로, 한전기술은 설계를 담당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수주를 넘어 한국 원자력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한전기술이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할 경우 약 3조6천11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전기술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종 계약은 내년 3월 체결될 예정이며, 2029년 건설 착수 후 2036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주가 확정되면 한전기술은 유럽 원전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며, 글로벌 원자력 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천혁신도시 주민 강모 씨는 "최근 체코에서 팀코리아의 24조 원 규모의 원자력발전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다"며 "특히 김천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 "형제의 나라에 한국의 고속도로를 심다"

도로공사는 지난 18일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에서 열린 나카스-바삭세히르 도로투자사업의 금융약정식에서 한국-튀르키예 공동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최종 수주를 확정했다.

이 프로젝트는 이스탄불 주변 31.3km 구간에 4~8차로의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총 사업비는 약 2조1천억 원(프로젝트 파이낸싱 약 1조6천억 원, 민간투자금 4천4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사업에서 도로공사는 완공 후 15년 6개월 동안 도로 운영을 맡게 된다. 이는 공사가 해외에서 참여한 투자사업 중 최대 규모로, 한국의 선진 도로 운영 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물산, KIND(해외인프라도시개발공사) 등과 함께 약 5천800억 원 규모의 해외 수주고를 올리며,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은 "이번 사업은 유럽 등 선진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한국의 우수한 K-도로를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천혁신도시 내 한국도로공사 본사. 매일신문DB
김천혁신도시 내 한국도로공사 본사. 매일신문DB

◆ "지역 경제의 심장, 다시 뛴다"

한전기술과 도로공사는 김천혁신도시의 양대 축으로서 지역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전기술은 약 2천300명의 임직원을 보유한 대규모 기관으로,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로공사 역시 수많은 인력을 통해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과거 한전기술이 전 정권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았을 땐 지역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당시 원자력노동조합연대는 "한전기술은 탈원전 정책으로 신한울 3·4호기 설계를 48% 완료한 상태에서 원자로 설계용역이 중단됐다. 이 바람에 전문 엔지니어 230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하며, 14개 협력업체가 일거리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또 "한전기술을 따라 김천혁신도시로 이전 또는 지사를 개설한 협력업체의 고용인원만 약 400명이었으나 현재 130명 정도 남아 있다"고 했다.

이 여파로 김천혁신도시는 기업 유치 부진과 지역 경제 위축을 겪었으며, 전국 혁신도시 중에서도 가장 낮은 기업 유치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천시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정부 부처와 국회를 방문해 지원과 정책 전환을 요청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제 상황에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대규모 해외 사업 수주와 수주 가능성으로 인해 김천 지역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혁신도시 관계자는 "지역에 있는 공기업들이 매년 납부하는 세금도 김천 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고, 이번 수주로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수주를 넘어, 지역과 함께 성장해야"

한전기술과 한국도로공사의 대규모 해외 사업 수주는 김천혁신도시와 지역 경제에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두 기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혁신도시 이전 취지에 맞게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혁신도시 조성의 목적은 공공기관의 이전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과 지방 경제 활성화를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한전기술과 한국도로공사는 지역 인재 채용 확대, 지역 협력업체와의 동반 성장, 사회공헌 활동 강화 등을 통해 지역 사회와 상생해야 한다.

김천시 관계자는 "두 기관의 성과가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공공기관이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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