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챔피언을 가리는 한국시리즈가 또 가을비에 발목을 잡혔다. 비 때문에 중단된 1차전 남은 경기가 비로 인해 또 하루 미뤄졌다. 승부가 한 번 미뤄진 건 삼성 라이온즈에게 불리하지만 또다시 순연된 건 나쁠 게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KIA 타이거즈의 시리즈 1차전은 비로 서스펜디드 게임(일시 중지 경기)이 선언됐다. 삼성이 1대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 2루 기회에서 삼성의 신예 거포 김영웅이 타석에 들어섰으나 폭우로 경기가 중단된 후 속개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역사상 세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건 이날이 처음. 여기까지만 두고 보면 삼성이 손해를 봤다. KIA 에이스 제임스 네일로부터 1점을 뽑은 데다 불펜 장현식이 불안한 상황에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아 기세를 이어가던 상황에 경기가 끊겨버렸다. 이튿날로 승부가 밀리면서 KIA는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고민할 시간을 벌었다.
더구나 삼성은 에이스 원태인을 쓸 수 없게 됐다. 원태인은 21일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공 66개를 던졌다. 당시 상황으론 6회나 7회까지 던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비로 경기가 중단돼버렸다. 삼성이 열세일 거라는 예상이 많은 상황에서 에이스 원태인이 나왔을 때 반드시 승리를 챙겨야 했는데 허사가 됐다.

22일 원태인이 다시 등판하는 건 무리. 결국 삼성은 불펜 자원들로 남은 이닝을 버텨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더구나 1차전 남은 이닝을 진행한 뒤 바로 2차전이 열리게 돼 불펜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22일 서스펜디드 게임이 진행되기 전 인터뷰에 응한 이범호 KIA 감독도 여유가 있었다. 이 감독은 "어제 경기를 뛰어봤으니 선수들도 긴장이 확실히 줄어든 상태에서 경기에 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 잘 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삼성 불펜을 상대로 선수들이 잘 쳤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했다.

그나마 또 비가 내려 서스펜디드 게임과 함께 2차전이 미뤄진 건 불행 중 다행이다. 이 감독의 인터뷰가 끝난 뒤 KBO 측은 "어제부터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오후 4시부터 경기를 정상적으로 열기는 어렵다고 판단됐다. 23일 오후 4시부터 서스펜디드 게임이 시작되고, 그 경기가 끝난 뒤 바로 2차전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차라리 경기가 하루 더 밀리는 게 삼성에겐 나을 수 있다. 19일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한 데니 레예스가 하루 더 쉴 수 있게 됐다. 무릎 부상을 당한 공격의 핵 구자욱도 경기가 미뤄져 회복 시간을 번 게 반갑다.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선수들도 체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KBO의 추가 연기 결정이 내려진 뒤 박진만 감독은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김영웅을 상대할 투수가 누구냐에 따라 어떤 작전을 쓸지 결정할 것"이라며 "불펜 필승조도 모두 대기시키겠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고 했다.
광주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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