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NIC 북한담당관 "北, 천안함 폭침 같은 공격 충분히 가능"

김정은, 핵무장 강화·러시아 지원 등에 업고 중대 무력 도발
北의 도발 의도, 尹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압박과 대미(對美) 항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새 전술미사일 무기체계 점검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새 전술미사일 무기체계 점검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당장 한반도에서 어떤 형태의 무력 도발에 나서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 속에 미국의 한 북한전문가가 14년 전 '천안함 폭침'을 예로 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장은 한반도의 긴장을 위험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려고 하지는 않지만 강화된 핵 무력과 러시아의 지원에 자신감을 얻어 향후 중대한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관측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을 지낸 시드 사일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21일(현지시간) 오물 풍선 등을 둘러싼 최근의 남북 갈등에 대해 "어느 쪽도 중대한 긴장 고조를 원한다고 믿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남한에 대한 북한의 위협과 협박이 지난 70년 동안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원하면 언제든지 긴장을 다시 완화할 수 있는 성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동시에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이용하거나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설계된 '10월의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제 미국은 한반도에서 새로운 도발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위험하지만 궁극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한때 여겼던 북한의 강압적 외교가 더 위험하고 현재 상태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무엇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과거에는 더 강도 높은 도발이 불필요하게 위험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지만, 증강하는 핵무기와 러시아의 지원이 뒷받침하는 지금은 위험 감수를 더 편안하게 여길 수 있다"며 "자신의 핵 억제력에 대한 과신은 김정은이 멀지 않은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강압적인 행동을 하도록 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 의도가 윤석열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고,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를 억제에 중점을 둔 강경책에서 긴장 완화에 초점을 맞춘 유화책으로 전환하기 위한 여론을 조성하며, 북한 내 외부 정보 유입을 차단하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무장이 천안함을 격침한 2010년보다 많이 증가했다"면서 "북한이 2025년에 섬 포격이나 선박 격침, 기타 대남 군사 공격을 하는 시나리오는 충분히 가능하며 오늘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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