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강혜경 주장, 정쟁할 일 아니라 검찰 수사로 밝히면 된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비용 불법 조달 의혹을 제보한 강혜경 씨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여사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당선됐는데, 그 공천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당시 후보)을 위한 '맞춤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받은 것이라는 취지(趣旨)였다.

강 씨는 김 전 의원의 회계 담당자였고, 명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에서도 근무했다. 김 전 의원 회계 담당자 시절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현재 김 전 의원과 함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강 씨와 통화한 명 씨는 최근 김건희 여사와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는 등 폭로전(暴露戰)을 펼치고 있는 인물이다.

대선이든 총선이든 선거가 끝나면 "저 사람 내가 당선시켰다"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그런 점에서 '여론조사 대가(代價)로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는 취지로 강 씨에게 말한 명 씨 발언의 신빙성(信憑性)은 높지 않다. 공천받은 당사자인 김 전 의원 역시 "명 본부장이 (여론조사를) 해서 내가 도움을 받은 거는 맞지만 그거는 내가 그냥 도움받은 걸로 감사해야 되지"라며 "나랑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거는 아니야"라고 말했다. 자신이 노력해서 공천을 받은 것일 뿐, 명 씨가 윤 대통령 맞춤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자신이 공천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 사안은 검찰이 신속하게 수사해 사실을 규명(糾明)하면 된다.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다면, 언제, 어떻게 개입했는지 증거로 입증할 일이다. 자칭 선거 '공신(功臣)'의 주장을 국회가 증폭한다고 진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김 여사가 '고맙다'는 취지로 한 인사가 공천 증거일 수는 없다. 증거도 없이 '떠버리'들의 자기 과시(誇示)에 국회가 놀아날 만큼 지금 대한민국은 한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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