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력 결집하는 친한계…김태흠 "韓, 계파 보스인가"

22일 번개 만찬에 의원 20여 명 출동…결속력 과시
친윤계, "단일대오 흐트러지면 공멸한다" 경고도
김태흠, 韓 향해 "하는 게 아마추어 같고 답답" 직격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7·23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직후 "우리 당에는 정치 계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이지만 최근 친한(한동훈)계의 급격한 세력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면담에서 한 대표의 요구 사항들에 대해 긍정적 답변을 듣지 못하는 등 성과가 없자 향후 당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내부 결속에 나서는 모양새다.

야당 주도의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1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1심 판결 등 굵직한 정치 이슈를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친한계의 움직임을 두고 '계파 정치로 당을 분열시켜 위기에 빠뜨리고 말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대표는 전날 친한계 의원 20여 명과 만찬 회동을 갖고 윤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를 공유하며 김건희 여사 리스크 대응 등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만찬은 한 대표가 가까운 인사들에게 제안해 열린 '즉석 회동'이었지만 20명 이상이 참석하며 강한 결속력을 보여줬다.

한동훈 체제 출범 이후 한 대표와 친한계 인사들이 공식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6일 이후 두 번째다. 한 대표와 친한계 인사들은 이 같은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친한계와 친윤(윤석열)계 사이 긴장감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친한계는 김 여사 특검법이 다시 재표결 대상이 됐을 때 '여당 이탈표' 가능성을 거론하며 대통령실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김 여사와 관련해서 계속 여론이 악화한다면 그게 어떤 결과를 맺게 될지 사실은 굉장히 두렵다"고 했다.

반면 추경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원내 지도부와 친윤계는 '단일대오'가 흐트러질 경우 공멸한다고 우려한다. 강명구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똘똘 뭉쳐서 막아내야 한다. 민주당이 바라는 일 해서도 안 되고 야당 의도에 휘말려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친한계와 친윤계 간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양측의 정면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한 대표의 계파 정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돌출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주최 세미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표가 자기 세력이라는 의원들하고 만나고 하는 것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다. 무슨 계파 보스인가. 하는 게 아마추어 같고 답답하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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