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섬유 세계 1위 기업 일본 도레이가 23일 도레이첨단소재 구미 5공장에서 미래 첨단산업 핵심 소재 생산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도레이는 지난 4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일본 방문 당시 아라미드섬유 투자 계획을 밝혔고, 5월엔 산업부·경북도·구미시와 첨단소재 분야 5천억원 투자 양해각서(諒解覺書)를 체결했다. 기공식은 바로 그 결과물이다. 글로벌 자회사 300여 개를 거느린 일본의 대표적 화학·섬유 대기업인 도레이는 탄소섬유 점유율 40%로 부동(不動)의 세계 1위다. 한국과의 인연은 60년이 넘었다. 국교 정상화 이전인 1963년부터 기술 이전 형태로 투자했고, 누적 투자액은 5조원이 넘는다. 새한그룹, 웅진케미칼의 합작 지분을 인수해 도레이첨단소재에 이르렀다.
'꿈의 소재' 탄소섬유가 개발된 지 10년 만에 상품화에 성공한 곳이 도레이다. 낚싯대, 골프채 샤프트, 테니스 라켓 등으로 시작했지만 목표는 비행기 동체였다. 검은 탄소섬유로 비행기를 만들자는 '까마귀 프로젝트'는 보잉 항공기 소재로 채택되는 쾌거(快擧)를 이뤄냈고, 급기야 보잉 787에는 전체 동체에 탄소섬유가 쓰이기 시작했다. 50년에 걸친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이후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2차전지 분리막 등으로 투자를 확대했고, 전기차·반도체 핵심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이런 도레이가 구미에 1억달러 이상 투자 계획을 이날 밝혔다. 아라미드섬유와 폴리에스터 필름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서다. 아라미드섬유는 강철보다 5배 강한 초고강도·초고내열 슈퍼 섬유로, 전기차 모터와 내열 보호복 등에 쓰인다. 폴리에스터 필름은 전기차, 인공지능(AI) 기기에 적용되는 적층형 세라믹 콘덴서의 핵심 소재다. 이런 미래 신산업 필수 소재들의 글로벌 공급기지가 바로 구미에 들어선다. 반도체 소부장을 비롯한 관련 산업을 키워낼 절호의 기회다. 김영석 도레이첨단소재 사장은 연구개발과 투자 확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약속했다. 정부와 구미시가 답할 차례다. 탄탄한 디딤돌은 놓였으니 구미의 재도약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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