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팀 삼성 라이온즈가 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대구 야구팬들을 겨냥한 암표 판매도 더욱 기승을 부리는 모습이다. 경찰이 대대적인 암표 단속 계획을 밝히자, 야구팬들은 암표 판매의 처벌 수위가 너무 낮아 단속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KBO 최고 인기구단으로 손꼽히는 삼성 라이온즈와 기아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티켓 예매에는 약 20만명이 몰렸다.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포스트시즌 들어 2만석 안팎의 좌석 수로 운영 중이다.
특히 이번 한국시리즈는 대구에서 9년 만에 열리는 데다, 2경기밖에 진행되지 않는 탓에 예매 경쟁이 한층 더 치열했다. 문제는 이를 따라 암표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는 점이다. 24일 오전 기준 각종 티켓거래 사이트에선 정가 3만원 수준의 좌석들이 17~18만원선에서 거래 되고 있었다.
대구 달서구에 거주하는 20대 A씨는 "예매 실패 직후 암표 가격을 봤는데, 아무리 한국시리즈라고 해도 구매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오래간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대부분인데, 그 절실함을 악용해서 돈을 벌려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구경찰청은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지난 22일 '암표 매매 등 불법행위 척결 종합대응팀' 편성 등 엄정 단속을 예고했지만, 야구팬들 사이에선 단속의 실효성에 관한 회의감이 적잖다. 단속 범위와 처벌 수위 등 관련 규정 자체가 너무 빈약하기 때문이다.
경범죄처벌법 등 관련법에 따르면 매표소·출입구 등 현장에서 웃돈을 받고 표를 되판 것이 확인될 때, 범칙금 16만원을 부과하고 판매수익을 압수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걸려도 '남는 장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적발 가능성과 기대 수익에 비해 처벌 수위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암표상들은 대부분 1인 예매 제한수량인 4장을 채워서 파는 점을 고려할때, 이들이 거둘 수 있는 최대차익은 경기당 약 60만원이다.
평소 야구장을 자주 찾는다는 30대 B씨는 "경찰이 얼마나 철저하게 단속할지는 모르겠지만, 높은 확률로 60만원 이상을 벌 수 있는 기회비용이 20만원도 안된다면 누가 마다하겠느냐"며 "낮은 처벌 수위가 오히려 암표 판매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지어 온라인상에선 단순히 웃돈을 얹어 표를 파는 행위만으로는 단속할 근거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그나마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지난달 말부터 시행되면서 매크로 등 불법프로그램을 활용해 확보한 표는 판매 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정도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사이버수사대가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중심으로 비정상적인 판매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경기날 현장에서 적발되는 암표들도 구매경로를 파악하는 등 매크로 활용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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