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식비만 1억원"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초호화 출장' 논란에 묵묵부답

5박7일간 '7억원'…"전세헬기 수억원 들여 관광, 이사회는 딱 1번"
"직원들 800원 밥값 인상은 안 해주고…임원들은 '100억원' 성과급 잔치"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참석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오른쪽)/국회방송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참석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오른쪽)/국회방송

지난해 전세 헬기까지 동원한 초호화 국외 출장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가 국정감사에서 거센 질타를 받았다. 포스코홀딩스가 5박 7일 이사회를 여는 동안 전세헬기 2억2천만원, 식비 1억원, 주류비 1천700만원 등을 사용했다는 지적에 대해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작년 8월 6일부터 12일까지 포스코홀딩스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이사회를 개최했고, 정기섭 사장은 5박 7일간 밴쿠버를 다녀왔다"며 "그때 사내이사 등 16명이 참석했는데 식비가 1억원, 현지 전세헬기 이동에 2억2천만원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를 간 거냐, 관광하러 간 거냐. 골프 2번에, 전세헬기 수억원을 들여 1천㎞이상을 날아가 관광을 주로 했는데 이사회는 딱 1번 개최했다"며 "이사회가 '콜롬비아 대빙원 관람', 밴쿠버에서 크랜브룩으로 전세헬기로 날아가 돈을 어마어마하게 썼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식대 비용을 보면 8월 7일 만찬에 2천240만원을 썼고, 8월 10일은 2천500만원 가까이 썼는데, 주류값이 1천700만원"이라며 "오찬이 835만원인데 만찬주로 수백만원대에 이르는 그 유명한 고급 포도주인 '샤도'를 사용했느냐"고 물었다.

정 사장은 "기억을 못하겠다"고 답했다.

권 의원은 "보통 기업들이 국외 이사회를 할 때 국외 공장이 있는 지역에서 하는데 포스코홀딩스는 아무 관련 없는 밴쿠버에서 했다"며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인데 포스코홀딩스가 아닌 다른 자회사가 비용을 처리했다면 배임"이라고 했다. 이어 "자회사 입장에서는 지출하지 말아야 될 돈을 지출했지 않느냐"고 말했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국회방송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국회방송

그는 또 "2022년 7월부터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비상경영 TF를 구축해 임직원들에게 '1천원이라도 아끼라'며 각종 직원들 예산은 20% 삭감하고, 경비 절약을 강요하면서도 직원들 한 끼 800원짜리 밥값 인상 요구는 들어주지도 않았다"며 "그런데 임원들만 작년 3월 100억원 성과급 잔치를 했다. 호화 이사회를 보면 박탈감을 느끼지 않겠느냐"고 했다.

권 의원은 이와 같은 포스코홀딩스의 사외이사 동반 외유성 출장이 뇌물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정우 회장의 연임을 위해 사외이사들에게 뇌물을 먹인 것"이라며 "사외이사들은 회장후보추천위원이 돼 그 중 4~5명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사외이사들이 호화 대접을 받으면 최정우 회장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굉장히 유리한 결과로 작용이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접대 문제에 대해 포스코는 문제가 없느냐'는 권 의원의 질의에 대해 "법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으니, 뭘 잘못했는지 소상히 밝히고 사과할 건 사과하고 법적으로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지도록 하길 바란다"는 권 의원의 요구에 "알겠다"고 했다.

앞서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지난해 8월 6일부터 12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일정에는 총 6억8천만원이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규에 따라 포스코홀딩스는 해당 비용 전부를 집행해야 했으나, 3억5천만원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자회사인 포스코와 포스칸이 각각 2천만원, 3억1천만원을 나눠 집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대우중공업 출신으로 '대우맨'이었던 정 사장은 2010년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인수하자 '포스코맨'이 돼 포스코에너지 대표를 거친 뒤, 포스코홀딩스 사장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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