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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3600명 고독사"…무엇이 한국인 외롭게 만드나, 외신도 주목

게티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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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단절된 채 살다가 쓸쓸히 사망하는 '고독사'가 국내에서만 한해 3천600여명에 달하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외신도 한국의 고독사에 대해 조명했다.

24일(현지시간) CNN은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은 이를 막기 위해 3억2천700만 달러(약 4천511억)를 지출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매년 수천 명의 한국인(대부분 중년 남성)이 가족과 친구들과 단절된 채 조용히 홀로 사망하고 있다.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며칠 또는 몇 주가 걸리기도 한다"며 "이는 한국어로 '고독사'로 알려진 한국의 '고독한 죽음'이다. 이는 외로움과 고립이라는 더 큰 문제의 일부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에 맞서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한국인을 외롭게 만드는 건 무엇인가'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뤘다. 특히 한국 사회가 '관계 지향적'이라는 점에 집중했다. 한국인은 외로움은 주변 사람들과 관계에서 자신을 정의하는 경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봤다.

안수정 명지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CNN에 "일부 문화권에서는 외로움을 '관계가 충족되지 않을 때' 일어나는 느낌으로 간주한다"며 "한국에서는 자신이 충분히 가치가 없거나 목적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매우 외로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N은 "한국인들이 사회생활이 활발하고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경향이 있지만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유용한지, 사회에 충분히 기여했는지, 뒤처졌는지 의문을 품을 때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 교수는 "한국 사회는 고도로 집단적인 사회생활을 요구하지만 종종 개인을 존중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는데, CNN은 이를 "사람들이 고독이나 실패감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앞서 17일 보건복지부는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의 2022년 고독사 사망자는 3천559명, 2023년 3천661명으로 가장 최근 조사인 2021년(3천378명)보다 다소 증가했다.

복지부는 고독사 사망자 수가 증가한 원인으로 1인 가구 증가와 고독사의 법적 정의 확대를 꼽았다. 2022년 조사 당시 고독사의 법적 정의는 '홀로 사는 사람이 혼자 임종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발견되는 죽음'이었으나, 법 개정 이후에는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임종하는 것'으로 범위가 넓어졌다는 것이다.

고독사가 많이 발생한 지역은 경기(2022년 749명·2023년 922명), 서울(678명·559명), 부산(317명·287명) 등 순이었다. 가장 적게 발생한 지역은 세종(11명·8명)이다.

지난해 대구에서 고독사로 숨진 사람은 183명, 전년(146명)보다 25% 증가해 8개 특광역시 중에서 증가폭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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