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특별감찰관 별도 추천한다는 한동훈, 부정적 파급 효과 생각해 봤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 친인척 등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추천을 더불어민주당이 8년째 거부하고 있는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별개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여권은 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특별감찰관 추천을 연계해 왔다. 이를 두고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에 뜻이 없는 민주당의 행태를 이용해 특별감찰관 추천을 불발시키려는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있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그렇게 해야 할 만큼 특별감찰관에 부정적일 이유를 찾기 어렵다. 윤 대통령으로서도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면 김건희 여사 문제와 관련해 쓸데없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특별감찰관 추천의 연계는 북한인권재단 정상화를 위한 전술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특별감찰관 별개 추진이라는 한 대표의 방향 수정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위한 수단 하나를 잃는 경솔한 행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여권의 독자적인 특별감찰관 추천에 민주당이 화답해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할까? 지금까지의 행태로 보아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여권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는 것이다. 한 대표가 정치 초보이지만 한발만 더 생각하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심각한 문제는 한 대표의 이런 행보가 윤 대통령이 무조건 특별감찰관을 거부하는 것으로 '불통' 이미지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표가 의도했는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현실은 그렇게 되어 가고 있다. 의도했다면 여당 대표 자격이 없는 것이고 의도하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면 어떤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인지 고민하지 않은 무능이다.

특별감찰관 임명은 당장이라도 할 수 있다. 민주당이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하면 된다. 그러니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전을 별개로 할 것이 아니라 민주당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촉구해야 한다. 한 대표가 해야 할 것은 안 하고 여권의 내분만 부추기고 있다는 소리가 왜 나오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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