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닭 좋아하냐"…마이바흐 차주가 소방서로 보낸 5마리의 통닭

마이바흐에 타고 있던 환자 구해준 소방관들
소방관이 전화했더니 "잘 도착했나? 고맙다"고 말한 신고자

한 소방서로 배달됐다는 통닭 5마리.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한 소방서로 배달됐다는 통닭 5마리.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소방관들에게 도움을 받은 한 시민이 답례로 5마리의 통닭을 소방서로 배달했다는 감동적인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녁 시간 소방서에 통닭이 배달됐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이자 소방 공무원이라는 A씨는 "저녁 즈음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소방서 주차장에 들어섰는데, 배달 기사님이 통닭이 담긴 비닐봉지 몇 개를 사무실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말도 없이 자리를 뜨려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해당 소방서에선 아무도 통닭을 주문하지 않았고, 의아해하던 A씨는이날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는 "누가 통닭을 시켰는지 잠시 고민하던 찰나 아까 낮에 다녀온 고속도로 출동 건이 떠올랐다"며 "아버지를 요양원에서 집으로 모셔가는 중에 갑자기 숨이 가쁘다는 신고가 걸려 왔었다"고 했다.

이후 출동한 A씨 등 소방관들은 고속도로 휴게소에 정차된 검은색 마이바흐를 발견했다고 한다. 환자는 해당 차량 뒷좌석에서 힘겹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소방관들은 환자를 급히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때 환자의 보호자는 돌연 '통닭을 좋아하시냐'고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그것 말고는 눈앞에 놓인 통닭 잔치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며 "보호자에게 전화 걸어 아까 출동 나간 대원이라고 하니, 곧바로 '잘 도착했냐'고 묻더라. 그분은 '고마워요'라고 말씀을 하시고는 전화를 뚝 끊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사하다는 얘기도 못 해서 다시 전화를 걸까 했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서 서둘러 전화를 끊으신 것 같아 그만뒀다"며 "밤에 소방서 인근 고물상에서 불이 났지만, 실컷 먹고 난 뒤라 밤샘 작업도 거뜬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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