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벼랑 끝에 몰린 사자' 삼성 라이온즈, 한국시리즈 4차전서 KIA에 완패

3이닝도 못 넘긴 원태인, 6실점 조기 강판
4차전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밀려
28일 광주서 5차전 패하면 시리즈도 끝나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 26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4차전 3회초 경기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 26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4차전 3회초 경기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삼성 제공

에이스의 조기 강판 충격을 이기지 못한 사자가 승부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실패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덜미를 잡히며 벼랑 끝으로 몰렸다.

삼성은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IA에 2대9로 완패했다. 광주에서 열린 시리즈 1, 2차전에서 연이어 패배한 뒤 25일 대구에서 3차전을 4대2로 잡았으나 이날 다시 고배를 마셨다. 28일 광주에서 열리는 5차전을 내주면 챔피언 트로피는 KIA에게 돌아간다.

삼성 라이온즈의 이재현이 26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5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동료들이 반겨주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이재현이 26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5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동료들이 반겨주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이 믿을 만한 선발 카드는 데니 레예스와 원태인 2장뿐. 이 중 레예스는 25일 선발로 나서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냈다. 26일 삼성이 기댈 곳은 선발 원태인이었다. 그가 마운드에서 최대한 오래 버텨줘야 승산이 있었다.

원태인은 1차전 선발로 나서 호투했으나 불운에 고개를 숙였다. 1차전 당시 비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서스펜디드 게임(일시 중지 경기)이 선언돼 66구만 던지고 교체됐다. 1대0으로 앞선 상황인 데다 투구 수도 적어 7~8회까진 버틸 수 있어 보였으나 KBO가 경기를 중단시켰다. 비로 흐름이 끊긴 삼성은 23일 속개된 경기에서 역전패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 26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4차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 26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4차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삼성 제공

그나마 원태인의 투구 수가 많지 않았고, 비 덕분에 4일 쉴 수 있었던 건 호재. 26일 원태인에게 기대를 건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대는 어긋났다. 평소와 달리 제구가 좋지 않았다. 슬라이더는 빨리 휘어서, 체인지업은 일찍 떨어져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원태인의 투구 수도 급격히 불어났다. 2⅓이닝 동안 볼넷 3개를 내주고 안타 6개를 맞으며 마운드를 내려왔을 때 투구 수는 78개에 이르렀다. 평소 같으면 5~6회 때나 돼야 나올 법한 투구 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송은범이 만루 홈런을 맞아 원태인의 자책점은 6점으로 불어났다.

원태인은 교체되는 과정에서 트레이닝 코치에게 어깨가 아프다고 전했다. 삼성 측은 "원태인이 어깨에 약간 불편함을 느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 일단 병원 진료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부진하긴 했으나 다음 등판에는 별 문제가 없을 거란 얘기다.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6회말 KIA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이 교체되며 팬들을 향해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6회말 KIA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이 교체되며 팬들을 향해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1차전에서 원태인과 선발 맞대결해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던 네일은 이날 더 위력적이었다. 네일의 스위퍼(오른손 타자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슬라이더)는 손을 대기 어려울 정도로 날카롭게 휘었다. 4이닝을 마쳤을 때 투구 수는 58개에 불과했다.

삼성은 4회말 2사 1, 2루 때가 돼서야 김영웅의 적시타로 첫 득점에 성공했다. 5회말엔 이재현이 왼쪽 담장을 넘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그 외엔 네일의 공에 맥을 추지 못했다. 삼성이 2대7로 뒤진 6회말 2사에서 네일이 마운드를 내려갔다. 네일은 5⅔이닝 동안 71개의 공으로 삼성 타선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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