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딥페이크 성착취물 범죄 기승…대학생 이어 하다하다 중딩까지

피해 학생들, 가해자와 고등학교 함께 진학할 우려

딥페이크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딥페이크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인들의 얼굴로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해 유포하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5일 딥페이크로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대학생이 구속 기소됐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성폭력처벌법 위반과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2020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텔레그램에 '지인 능욕방'을 만들어 고교·대학 동창 등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들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 410개를 제작·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해당 채널을 운영한 A씨는 채널 참가를 원하는 이들에게 지인의 일상 사진, 인적 사항 또는 완성된 딥페이크 영상물을 올리도록 했다. 참가한 채널 활동자만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허위 영상물을 유포하거나 유포하겠다며 피해 여성들을 협박하기도 했다. 또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31개를 소지한 혐의도 받는다. 이외에도 A씨는 여자 아이돌, 유명 인터넷 방송인의 딥페이크 영상물등 약 1만5천개의 불법 영상을 소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딥페이크 범죄를 저지른 중학생들도 적발됐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2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군 등 중학생 4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A군 등 2명은 지난해 11월부터 남양주의 한 중학교에서 동급생인 여학생들의 사진을 도용해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을 제작하고 소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2명은 A군 등으로부터 딥페이크 영상과 사진 등을 받아 소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이 드러난 뒤에도 가해자와 피해자들에 대한 분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학교 측의 미온적 대응으로 피해 여학생들이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피해 학생들은 지난 8월 26일 학교에 신고했고, 학교 측은 자체 조사에서 4명의 남학생이 9명의 여학생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범죄를 저지른 사실을 확인하고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에 보고했다.

교육지원청은 변호사, 경찰, 교원, 학부모 위원 등으로 구성된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를 꾸려 지난 14일 심의를 진행했다. 위원회는 지난 22일 딥페이크를 제작한 A군 등 2명에게 전학(8호), 소지한 2명에게는 등교정지(6호)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가 나오기까지 2달여의 시간이 소요되며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2차 피해를 겪었다고 호소했다.

게다가 피해 학생들은 가해 학생들도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피해 학생의 학부모는 "남양주시가 비평준화 지역이라 가해 학생들이 이사하지 않는 한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는데, 교육청에 문의해도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경찰은 A군 등에 대한 주거지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이들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여죄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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