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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주년 이재용,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꾸나…위기의 삼성 대대적 쇄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2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삼성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이 회장이 내놓을 위기 타개책이 주목 받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취임2주년에도 별도 기념행사 없이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최근 선친인 고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를 맞아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행사(21일), 추모 음악회(24일), 추도식(25일) 등에 잇따라 참석했다.

지난 24일에는 추모 음악회에 앞서 삼성 중진들과 함께 도시락으로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현안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에도 추도식 이후 삼성 현직 사장단 50여 명과 함께 1시간가량 오찬을 하며 이 선대회장의 '신경영 정신'을 되새기고, 위기 극복을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별다른 공개 메시지를 내지는 않았다.

전 부회장이 삼성전자 경영진을 대표해서 실적 부진 등 최근 일련의 위기 상황에 대해 '반성문'을 낸 만큼, 향후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하는 데 보다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주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고,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SK하이닉스가 3분기에 7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썼지만, 삼성전자는 시장 기대치에도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놓으며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내에서는 메모리 핵심 인력 등의 인력 유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반도체 특유의 토론 문화가 사라졌으며, 원가 절감에 집중하느라 기술 혁신이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11월 말 또는 12월 초에 있을 연말 인사 폭과 조직 개편 규모가 예년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를 유지하고, 사장 승진이 2명에 그치는 소폭 인사로 안정에 무게를 뒀다.

다만,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 인사를 단행하며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는 쪽을 택했다. 지난 5월에는 이례적으로 반도체 수장을 경계현 사장에서 전 부회장으로 교체했다.

올해 연말 인사에서는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실적이 부진한 일부 사장급의 교체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원 승진 규모나 전체 임원 숫자도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연구·개발(R&D) 인력을 일선 사업부로 전진 배치하고, 메모리사업부를 중심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책임 경영을 위한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와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필요성 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대규모 투자 결정이나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고 과감한 인적 쇄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취임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함)를 위한 전략은 두드러지지 않는다"며 "이 회장이 보다 적극적으로 구심점 역할을 하며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치러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치러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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