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현택 '1억 요구설' 놓고 설왕설래…또 내홍 휩싸인 의협

대의원, 탄핵도 고려
정부·여당은 협의체 참여 재차 요구…전공의 빼고 갈 수 있음도 시사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연합뉴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연합뉴스

2월부터 시작된 의료대란의 해결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와는 다르게 의료계는 내부 목소리를 모으기는 커녕 분란에 휩싸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온라인에 자신을 비방하는 게시물을 올린 의협 회원을 고소하면서 고소 취하 조건으로 1억원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의료계 내부는 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8일 의료 전문 온라인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24일 임 회장이 의사 커뮤니티 사이트에 자신을 비방하는 글을 쓴 의협 회원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뒤, 처벌 불원서를 써주는 조건으로 5만원권으로 현금 1억원을 만들어 가져오라고 요구했다는 주장이 언론에 보도됐다.

보도 이후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의협 임원진 단체 카톡방에 이 사실을 알리며 임 회장에게 사실 여부를 물었고, 의협 임원진들은 역으로 "의협이 대전협에 전달한 성금 4억원에 대한 감사 자료나 의협에 제출하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원의들 사이에서는 임 회장에 대한 불만이 굉장히 많이 쌓여 있었다. 같은 날 의협 내에서 의회 역할을 하는 대의원회의 조현근 대의원은 임 회장 불신임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개최 동의서에 대의원 103명의 서명을 받아 운영위원회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조 대의원은 지난 21일 불신임 동의서 취합 시 발표한 발의문에서 "임 회장은 당선인 때부터 지금까지 여러 차례 SNS를 통해 막말과 실언을 쏟아내 의사와 의협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대구 시내 한 개원의는 "임 회장이 올해 회장으로 당선될 때는 비록 정제되지 않은 언변이 걸리기는 하지만 대정부 투쟁을 강력하게 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그게 무너져버린 감이 크다"며 "일은 벌여놓고 수습은 못하는 모습에 개원의들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 더해 사직 전공의들이 새로운 단체를 구성했다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 의협 이사를 통해 새로운 전공의 단체, 즉 괴뢰 집단을 세우려던 정황 역시 여기저기서 확인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여러 사직 전공의, 소단체를 만나고 있다"며 대전협 이외의 사직 전공의 단체가 있음을 내비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의료계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계속 촉구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금와서 안 되는 이유를 찾지말고 시작할 이유를 찾을 때"라며 "겨울이 오고 있다.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것은 정치의 가장 큰 목표"라는 말로 참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인 한지아 의원 또한 "비록 사직 전공의들이 협의체에 처음부터 함께하지 못해도 협의체를 통해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된다면 이는 의료계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공의 참여 없이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발할 뜻도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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