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킹달러의 귀환] '트럼프 트레이드' 달러 환율 1400원 상방 열어둬야

美 대선 이후에도 '킹달러' 지속 전망…트럼프 정책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유세에서 특유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유세에서 특유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으로 달러화 강세가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에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 대비 3.7원 내린 1천385.0원을 기록했다. 10월 넷째주 주간 거래 종가는 1천388.7원으로 이는 지난 7월 3일(1천390.6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지난달 말(1천307.8원)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80.9원(6.2%) 뛰었다.

특히 이날 장중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천400원선을 돌파하면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16일 원·달러 환율이 1천400원을 찍었지만 금융당국의 구두개입으로 하락한 바 있다.

미국 경기 연착륙은 달러화 강세를 이끄는 주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축소된 것이다. 게다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기대, 일반 엔화와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 약세도 달러화에 강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도 달러화 가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요 정책인 재정 지출 확대, 보호무역주의 확산, 이민자 유입 축소 등으로 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화 가치는 뛸 것이란 해석이다.

진옥희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무역 갈등 격화와 이민 제한 정책은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성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안전자산 선호 속 달러 강세로 연계될 수 있다"며 "실제로 트럼프 1기 시절 무역 갈등이 격화된 2018∼2019년 달러는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우위 속 대규모 감세와 무역 갈등 격화, 이민 제한 정책 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재점화하면서 달러화 강세에 일조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며 트럼프 당선 시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도 환율 변동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달러 환율이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는 굉장히 높게 올라 있고 상승 속도도 크다"며 "지난번(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는 고려 요인이 아니었던 환율도 다시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언급했다.

※2024년 원·달러 환율 변동 추이. 28일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 대비 3.7원 내린 1천3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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