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머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해온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테슬라의 중요한 시장인 중국에서 역풍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중국과 특별한 관계를 맺어온 테슬라가 다른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부러움을 사며 중국에서 사업을 해왔지만, 트럼프가 다음 달 대선에서 승리한 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 테슬라와 중국의 관계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머스크는 트럼프의 재선을 돕기 위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 전역에서 선거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선거운동에 깊숙이 뛰어들고 있는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운동을 진행하며 머스크의 이름을 여러차례 언급해왔고 작은 정부를 위한 효율성 위원회에 머스크를 임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머스크가 미국과 중국 양국 사이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컨설팅 회사인 시노 아우토 인사이츠의 투 레 설립자는 "중국 정부는 두 사람 간의 긴밀한 관계를 좋게 생각한다"면서 "머스크를 트럼프 행정부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는 만큼 궁극적으로 중국 정부가 전기차와 기술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을 제외하고 테슬라의 해외 시장 중 가장 크다. 연간 약 1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운영 중이다. 2019년 생산을 시작한 상하이 공장은 테슬라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로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됐다.
테슬라가 중국 내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전례 없는 지원도 한몫했다.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테슬라는 중국에서 자체 공장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최초의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됐다. 폭스바겐과 제너럴 모터스가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접근하는 대가로 현지 파트너와 합작사를 설립해야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동안 머스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면서도 중국에 저자세를 취해 왔다. 그는 지난해 미·중 긴장이 고조되었을 때 중국을 방문, 세계 양대 경제 강국인 두 나라의 디커플링(분리)에 반대한다며 양국 간 불신을 완화하기 위한 대면 대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내 생산을 늘리고자 재선되면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중국을 겨냥해 무역 전쟁을 벌일 태세다.
뉴욕에 본사를 둔 컨설팅 회사 유라시아 그룹의 설립자 이안 브레머는 최근 뉴스레터에 "중국 고위 관리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머스크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가능한 균형추가 있는지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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