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군 격전지 쿠르스크 집결, 최전선으로 이동

젤렌스키 "당장이라도 전장에서 북한군 나타날 수 있다"
韓 대표단, 나토서 '北 파병 동향' 브리핑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할 지도 검토해야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위성 사진 등 관련 자료를 18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위성 사진 등 관련 자료를 18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도 충격인데, 또 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첩첩산중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군의 최전선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왔다. 우크라이나발 소식통은 북한군의 동향을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에 도착한 북한군은 격전지 쿠르스크에 집결해, 수일 안에 전장으로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군, 수일 내 북한군과 마주할 듯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화상 연설에서 "북한군이 며칠 안에 전장에 가세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곧 유럽에서 북한 군대와 싸워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같은날 텔레그램에서도 "러시아가 제재를 우회해 북한군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북한군이 당장이라도 곧 우크라이나와의 전쟁터에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25일에도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게 보고받았다며, 북한군 병력이 수일 내로 전투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같은날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군이 북한군 병사들을 트럭에 실어 최전선으로 수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와 포브스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이날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보로네시 고속도로에서 북한군을 태운 카마즈 트럭을 러시아 헌병이 정차시켰다며 관련 감청 자료를 텔래그램에 공개했다.

해당 오디오 파일에는 민간 번호판을 단 트럭이 전투임무 관련 서류 없이 쿠르스크로 가다 헌병에 제지당하자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러시아 군 관계자들의 대화가 담겼다. 이 대화 내용을 영어로 번역해서 올린 에스토니아의 전쟁블로거 '워트랜슬레이티드'는 북한군이 러시아 810 해군보병여단으로 보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브스는 해당 부대가 쿠르스크 동쪽 가장자리의 루스카야 코노펠카 마을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에 맞서왔다고 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우크라이나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북한군 수천명이 23일부터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에 도착해 28일까지 최대 5천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며,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기 위한 반격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곧 북한군과 마주할 것이라고 경고한 젤렌스키 대통령.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곧 북한군과 마주할 것이라고 경고한 젤렌스키 대통령. 연합뉴스

◆韓 정부, 나토(NATO) 본부 방문 '북한군 동향 파악'

북한군의 전투 투입이 임박한 것으로 여겨지는 정황이 잇따라 보고되자 우리 정부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를 방문해 북한군 파병 동향을 브리핑하기로 하는 등 미국·나토와의 대응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을 단장으로 박진영 합동참모본부 정보부장 등 정보·군·외교 당국 고위 관계자들로 구성된 한국 정부 대표단은 28일 마르크 뤼트 나토 사무총장 주재로 열리는 북대서양이사회(NAC) 회의에 참석한다.

NAC는 나토 32개 회원국 대표가 동맹의 안보 문제를 의논하고 관련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나토는 이날 회의에 한국뿐 아니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 파트너국(IP4) 대사 모두를 초청했다.

북한군 파병의 파장이 유럽은 물론 인도·태평양 안보에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동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차원에서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단은 나토 측과 북한군 파병 동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면서 한국의 우크라이나 현지 모니터링단 파견 및 우크라이나군 지원 문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나토 측과 논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리 정부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동향 등을 보면서 단계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8월 6일에 진입, 일부 영토를 점령하고 러시아군과 교전 중인 접경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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