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저녁〉
오늘은 비가 오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길에 떨어진 나뭇잎들이 우수수 몰려다녔습니다
그대에게 전화를 걸어도 신호만 갑니다
이런 날 저녁에 그대는 어디서 무얼 하고 계신지요
혹시 자신을 잃고 바람 찬 길거리를 터벅터벅
지향 없이 걸어가고 계신 것은 아닌지요
이 며칠 사이 유난히 수척해진
그대가 걱정스럽습니다
스산한 가을 저녁이 아무리 쓸쓸해도
이런 스산함쯤이야 아랑곳조차 하지 않는
그대를 믿습니다
그대의 꿋꿋함을 나는 믿습니다
<시작노트>
몹시 삭막하고 힘든 세상살이를 그래도 견딜 수 있게 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사랑과 염려의 마음이다. 그것은 가족, 친구, 연인 사이일 수도 있지만 내가 그 모든 관계로부터 절연되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한다. 이런 믿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 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이마저 없다면 우리는 아무런 미련 없이 자신을 내던져 버리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가을 저녁은 혹시 우리 주변에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이 없는지 조심스럽게 살펴보아야 할 시간이다.
댓글 많은 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與 TK 중진들과 오찬…"잘 됐으면 좋겠다"
서대구역 aDRT 이달말부터 운행될 듯…동성로 이어 '서대구역 활성화' 목표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서 TK 중진 의원들과 오찬 회동
민주당, 선거비 434억 어떻게 갚을까…여의도 당사 매각해도 340억
'의원직 상실형' 이재명, 최종심까지 정국 혼돈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