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1년간 중소기업 계약직으로 일했던 A(28) 씨는 계약 종료 후 8개월 만에 새로운 회사에서 계약직 자리를 다시 구했다. 그는 "소비만 줄인다면 쉬면서 일을 해도 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며 "어차피 오래 일 할 만한 일자리도 찾기 어렵다"고 했다.
내년 2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B(25) 씨는 졸업 후 취업 대신 자격증 학원을 다닐 예정이다. 중소기업 일자리를 구하는 것보다 자격증을 취득한 뒤 대기업 취업을 노려보기 위해서다. 그는 "무작정 취업시장에 도전하는 것보다 준비기간을 더 가지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청년 구직자 10명 중 6명은 구직 기대가 낮은 '소극적 구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이 어려워지자 자신감을 잃고 형식적인 구직활동만 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전국 4년제 대학생과 졸업생 2천9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5%(748명)는 구직 기대가 낮은 소극적 구직자로 나타났다.
소극적 구직의 형태로는 '형식만 갖춘 의례적 구직'이 30.9%를 차지했고, '구직 활동을 거의 안 함'(23.8%), '쉬고 있음'(5.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적극적으로 구직한다는 응답은 23.4%, 대학원 진학이나 공무원 시험, 전문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16.1%로 집계됐다.
청년 구직자가 적극적으로 구직하지 않는 이유로는 '역량, 기술, 지식 등이 부족해 더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46.7%로 가장 많았다. 소극적 구직자의 비율이 늘어난 이유로는 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20대 임금근로자 338만9천명 중 43.1%(146만1천명)가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년 연장과 저출산 기조 등으로 '내가 꼭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청년층의 생각도 반영된 결과"라며 "청년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기관이나 기업마다 각종 인턴십제도를 활성화시켰던 것이 지금 비정규직 일자리로 남게 됐다. 이를 청산하고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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