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북한군 파병에 힘 입은 탓인지,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한 폭격을 가했다.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선 폭격이 계속돼 최소 4명이 사망했으며, 수도 키이우에도 러시아의 드론 공격이 이어지는 등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인명피해가 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함에 따라, 이에 상응하게끔 우크라이나에 어떤 군사적 지원을 해야 할 지 머리를 맞대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 역시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만큼, 직간접적 당사자로서 살상무기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키이우와 하르키우 밤새 폭격한 러시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호르 텔레호우 하르키우 시장은 밤새 계속된 러시아의 폭격으로 최소 4명이 숨졌다고 29일 밝혔다. 그는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0시 직후 하르키우 오스노비안스키 지역에서 러시아의 폭격으로 4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28일에만 하르키우에선 최소 1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아파트를 비롯해 창고, 의료시설 등이 공격을 받았다. 하르키우의 대표 건축물 데르즈프롬도 러시아의 공격을 피해 가지 못했다.
데르즈프롬은 1928년 소비에트 연방 시절 하르키우가 우크라이나의 수도였던 당시 정부 청사로 지어진 건물이다. 높이 최대 63m, 14층 건물로 완공 당시 '소비에트 최초의 마천루'라 불리기도 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됐다.
남동쪽에 위치한 도시 추후이우에서도 8명이 부상했으며, 우크라이나 당국은 공격에 다연장 로켓 시스템이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은 보도했다. 중부 크리비리흐에서는 3층짜리 주거용 건물에 러시아의 미사일이 떨어져 1명이 숨지고 최소 11명이 다쳤다.
수도 키이우에서도 한밤중 아파트에 러시아 드론이 떨어져 건물이 불타고 주민 4명이 다쳤다고 비탈리 클리치코 시장이 밝혔다.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 허를 찔린 미국과 나토(NATO)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허를 찔린 서방(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이 불시에 중대 위협에 직면하게 됐다는 자성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북한, 이란, 중국 등 새로 구축되는 '악의 축' 가운데 북한이 가장 낮은 주목을 받아 왔다면서 "김정은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은 북한의 위험스러운 전환을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견해를 담은 기드온 라흐만 수석외교 논평가의 기고문을 실었다.
기드온 논평가는 북한 전문가인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연구원 및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를 인용, "김정은이 한미 밀착 속에 미국과 관계 개선이라는 목표를 폐기했으며, 그의 최근 언행을 보면 핵을 포함한 군사적 해법을 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불행히도 서방에서는 북한을 우스꽝스러운 조롱거리로 여기는 경향이 만연해 왔다"며 "북한은 핵을 쏘기보다는 '코믹 밈'을 발사하는 나라에 불과했으며, 북한의 군사 역량을 과소평가하며 김정은 정권을 농담처럼 대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고립 상태에도 북한은 이란과 시리아도 도달하지 못한 핵 개발에 성공했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상당한 수준의 사이버 역량까지 갖추며 무시하지 못할 위협으로 부상한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북한군은 130만명으로 세계 4위 수준이기도 하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서방은 지속적으로 푸틴과 김정은의 급진성을 과소평가해 왔고, 그런 차원에서 북한이 직접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러시아의 공격에 가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이 러시아에 물자 및 군사 기술을 이전받을 가능성과 별개로 "김정은이 한반도 갈등 상황에서 러시아의 개입을 바랄 수도 있다"며 "이는 한국과 미국, 유럽 모두에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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