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원유를 100% 수입해 사용하는 나라 중 하나다. 중동 지역 원유를 70% 이상 사용해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데, 지난해 발발한 중동 전쟁 등 중동발 리스크가 발생하면 우리나라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는 당장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하지만 중동 리스크는 언제든 우리 에너지 안보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원유 수입량은 10억1천만배럴이다. 이는 전년 대비 2.5% 감소한 수치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중동산 비중은 71.9%에 이른다. 중동산 원유 비중은 지난 2021년 59.8%이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국제 제재가 강화되자 비중이 급등했다.
중동산 원유를 대체재로 선택했지만,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해 10월부터 중동 지역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가 중동 전쟁으로 인해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경우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2거래일 연속 유가가 감소했지만, 중동 분쟁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측은 지난 24일 실제 지난 1년간 국제유가는 몇 차례 변동만 있을 뿐 일정 수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분쟁에 따른 실질적인 원유 공급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의 이스라엘 행보 등을 고려하면 1년이 지난 현시점에서도 분쟁 장기화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이며 대외 여건 불확실성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정유사의 대체 수입처 발굴, 에너지원 확대 등을 불확실성을 해소할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유광호 KIEP 전문연구원은 "해상 운임과 국제유가 변동은 우리나라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잔존해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 우리 정부 당국의 재정정책 운용 및 금리 인하 여력이 그만큼 제한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대중동 원유 수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또 최근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중동 내 공급 차질 위협이 지속되고 있어 우리 정유사의 대체 수입처 발굴 필요성이 확대된다"고 밝혔다.
김규현 계명대 경제금융학 교수는 "다양한 수입원 발굴과 개발을 통해 에너지원 확보에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저탄소무탄소에너지원을 확대해 공급 중단이나 가격 급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협으로부터 국가적인 에너지 안보를 확보함으로써 경제적 손실이나 사회적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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