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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대선 불확실성 커진 배터리 업계, 중장기 전략 짜야

캐즘(Chasm)은 지질학 용어로 지표면에 생긴 깊고 좁은 균열을 뜻한다. 경제에선 첨단 산업·상품이 등장한 뒤 대중이 받아들이기 전까지 짧은 정체기(停滯期)를 의미한다. 자동차 시장 판도(版圖)를 바꿀 듯 확장 일로이던 전기차가 일시적 수요 정체를 겪을 때 캐즘으로 여겼다. 그런데 예상보다 긴 불황에 배터리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말았다. 삼성SDI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천29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2%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은 4천4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가량 감소했다. 올해 1·2분기 적자 폭이 지난해 전체 적자를 넘어선 SK온은 다음 달 4일 실적을 발표한다. 이번에도 영업손실을 내면 12분기 연속 적자다. 포스코퓨처엠의 3분기 영업이익은 1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0%가량 줄고, 에코프로비엠은 67억원 적자(전년 동기 459억원 흑자), 엘앤에프는 705억원 적자(전년 동기 148억원 흑자)를 낼 것으로 금융정보 기업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했다. 3분기 이후부터 업황이 다소 회복세이지만 뚜렷한 반등은 아니다.

게다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막대한 후폭풍도 우려된다. 업계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 당선을 바라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약진으로 긴장감이 커졌다. 해리스가 당선되면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띠고 배터리 산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 시엔 관세 장벽을 높이고 미국 우선주의로 회귀하면서 불확실성이 더 커진다. 다만 누가 당선돼도 자국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정책은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 진출 한국 기업들에 주어진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와 구매 보조금 제도 등이 사라질 수 있다. 아울러 미중(美中)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재편 등도 위험 요소다. 중장기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전력망 확충에 따라 수요가 급성장한 에너지저장장치(ESS)는 훌륭한 대안이다. 정부도 대미 통상(通商) 채널을 총동원해 불확실성 해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럴 때 절실한 게 바로 '원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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