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예술회관(이하 문예회관) '올해의 청년작가전' 전시장 일부가 개막 첫날 폐쇄되는 일이 발생했다.
27회째를 맞은 '올해의 청년작가전'은 1998년부터 매년 예술적 독창성과 잠재력을 지닌 신진작가들을 발굴해 그들의 작품 세계를 대중에 소개해오며 대구의 대표적인 기획전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청년작가 5명은 9개월 간의 준비를 거쳐 문예회관 1~5전시실에서 자신의 작업을 선보이게 됐다.
하지만 문예회관은 개막 첫날인 31일, 안윤기 작가의 미디어 작품이 설치된 4전시실을 폐쇄했다.
안 작가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초상화와 노중기 대구미술관장의 사진, 작가 자신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스크린에 띄우고, 그 앞에 관람객들이 자신의 모습을 찍을 수 있는 웹캠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는 "셀카를 찍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신화화하는 방법과 권력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예회관 측은 안 작가의 작품이 공공 시설의 특성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전시실 폐쇄를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예회관 관계자는 "작품뿐 아니라 홍 시장과 노 관장을 대상으로 한 명예훼손급의 부적절한 내용을 담은 기획자의 글이 함께 배포될 예정이어서 불가피하게 전시장 폐쇄를 결정했다"며 "개인의 창작은 자유지만, 공공의 예산이 투입되고 뚜렷한 목적을 가진 전시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작품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대관 전시도 정치적, 종교적 의도 등 문화예술 이외의 목적이 나타날 경우 허용하지 않는다. 또한 작가는 기존에 전시하기로 했던 계획을 변경했음에도 구체적인 내용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다른 청년작가 4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문예회관 대표 전시의 위상이 떨어지지 않도록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작가는 "10월 초 작품의 내용과 평론글 등을 문예회관에 알렸다"며 "문예회관으로부터 지난 30일 작품 교체를 요청 받았는데, 이는 사전검열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작품 교체를 요구하고 전시장을 폐쇄한 데에 대해 예술인권리보장위원회에 진정을 넣고 공론화하는 등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31일 오후 5시 예정됐던 전시 개막식은 취소됐으며, 다른 작가들의 전시실은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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