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둔 지난달 31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특수부대를 파병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자초한 북한이 ICBM 발사를 도발하면서 2개 전선에서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북한이 발사한 ICBM은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고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화성-18형'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오는 5일(현지시간) 미 대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의 ICBM 발사는 한미 국방장관이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돕기 위한 북한군 파병을 규탄한 지 약 5시간 만에 이뤄졌다.
정부는 북한의 ICBM 도발에 대응해 북한이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물품들을 감시 대상으로 신규 지정하는 대북 독자제재를 발표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 10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ICBM 도발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18일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지 약 10개월 만이다.
이날 고각 발사된 이 ICBM은 고도 7천㎞ 이상까지 상승해 1시간 26분 동안 약 1천㎞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낙하했다.
지금까지 북한이 발사한 ICBM 중 비행시간이 가장 길고, 최고고도가 가장 높아 사거리와 탄두 중량 등의 성능이 개선된 신형 ICBM으로 평가됐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선 북한에 대한 새로운 독자대북제재 시행을 결정했다.
새 대북제재에는 북한의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15종의 물품을 감시 대상으로 신규 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합참은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하고, 불법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대북 경고성명'을 발표했다.
아울러 군 당국은 서해와 중부 내륙 공역에서 한국 공군의 F-35A, F-15K, KF-16 등 전투기와 미군의 F-35B, F-16 전투기, MQ-9 무인공격기 등 총 110여대가 참여한 한미 대규모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했다.
미국은 북한을 강력히 규탄했다.
숀 사벳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국가안보팀은 우리 동맹 및 파트너와 함께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 본토와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안보를 보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수 대구대 교수(군사학과)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경고를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등 미국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들에게 보내는 한편 남한에도 ICBM의 기술적 우위를 자랑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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