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선동(煽動)하는 장외 집회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서울역 일대에서 '김건희 국정 농단 규탄 범국민대회'를 갖고, 검찰의 김건희 여사 불기소를 규탄하고 여권을 향해 '김 여사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을 주창하는 '탄핵다방' 첫 행사를 대구에서 개최했다. 안보와 경제가 심각한 위기 상황이지만, 두 정당의 관심은 오로지 대통령 탄핵에만 쏠려 있다.
조국 대표는 2일 대구에서 열린 '탄핵다방' 1호점 행사에서 "보수의 품격을 지키기 위해,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윤석열 정권은 조기 종식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보수의 아성 대구에서 이 보수를 부끄럽게 만드는 윤석열·김건희 두 사람을 심판해 달라"며 "대구가 결심하면 대한민국 전체가 결심할 것"이라고 했다. 부끄러움과 죄책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발언(發言)이다. 조 대표는 위선적인 행동으로 청년들을 절망하게 했고, '진보'를 무참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자녀 입시 비리 혐의와 검찰 수사 무마(撫摩)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둔 기결(旣決) 형사피고인이다. 이런 정치인이 대구에서 '보수 품격'을 운운하는 것은 시민들에 대한 모욕이다.
같은 날 민주당의 장외 집회에서는 탄핵 촉구 발언이 쏟아졌다. 최고위원들은 "특검이든, 탄핵이든, 개헌이든 대한의 봄으로 이어질 것" "윤석열 정권을 내려야 한다" 등의 수위 높은 발언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016년 10월 29일 청계광장에서 박근혜 정권의 무도함을 질타하는 연설을 한 적이 있다"며 "지금은 제1야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결과를 낳은 촛불집회를 환기(喚起)해 윤 대통령 탄핵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민주당의 이런 행태는 이달 15일, 25일로 각각 예정된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및 위증 교사 사건 1심 판결을 앞두고 법원을 압박하는 것으로 여론을 '대통령 탄핵'으로 돌리려는 정치적인 꼼수이다.
국민들은 대통령을 겨냥한 야당의 장외 투쟁은 이 대표, 조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탄용(防彈用)'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야당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엄중한 한반도 안보나 경기 침체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의 삶에는 관심이 없다. 겉으로는 안보와 민생을 외치지만, 내심은 지지층 결집을 통한 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終熄)과 국정 흔들기에 집중돼 있다.
대통령을 향한 야당의 공격은 집요(執拗)하다. 헌법과 법률의 심각한 위반이라는 명백한 사유나 명확한 요건이 없는데도 대통령 탄핵 소추를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싸움의 선봉에 서야 할 여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당론을 모아 적극적으로 대항해야 하지만, 무기력하기만 하다. 야당의 칼끝이 정권의 심장을 겨누고 있는데도 내부 권력 투쟁에만 골몰하고 있다. 그저 사법부가 이 대표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고, 조 대표에게 유죄 확정 판결을 내리면 상황이 반전될 것이란 기대만 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 안일(安逸)한 태도로 어떻게 대통령과 당을 지킬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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