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막극 '사관은 논한다'는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史官)의 신념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기록문화유산은 신념을 걸고 투쟁하였던 대화들이다. 옳고 그름의 첨예한 갈등 속에서 늘 최고의 결과가 도출되었던 것은 아니지만, 역사를 두려워했고, 논리로써 서로를 견제했다. 그 기록을 두고 신념을 다해 싸운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사관원의 막내 여강(탕준상)은 오늘도 역대급 사고를 치느라 분주하다. 살인적이랄 정도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엄중한 위계질서에 혼쭐이 나기를 반복하던 어느 날 밤, 여강은 승정원일기가 보관되고 있는 사고에서 침입자를 마주하게 된다.
사초가 보관되고 있는 그곳은 임금조차도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곳이다. 침입자의 목소리는 왠지 낯이 익다. 바로 왕이 될 동궁(남다름)의 목소리가 아닌가? 여강은 곧 엄청난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동궁은 임오년의 역사를 지우려 한다. 동궁은 이를 방해하는 이에게 불같은 성정이 들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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