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와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 쇄신용 개각을 요구하는 등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김건희 여사의 즉각적인 대외 활동 중단과 특별감찰관 임명도 촉구했다.
국정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며 여권의 위기감이 높아지자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야권이 김건희 여사 문제를 고리로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하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선 상황에서 한 대표의 압박이 여권 내 힘만 빼놓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의 원로들과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협의회가 당내 화합을 강조한 메시지를 낸 지 하루 만에 이러한 입장을 밝힌 점에 대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이날 한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대통령께서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민심이 매섭게 돌아서고 있다. 독단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 반감이 커졌다는 점을 아프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정 기조의 전환이 반드시 더 늦지 않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 간 통화 녹음이 공개되고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지면서 여권은 큰 위기감에 빠져 있다. 이날 한 대표의 수위 높은 메시지는 쇄신의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 대표의 이러한 움직임이 당정 갈등을 자극하고 야권의 탄핵 공세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역시 만만치 않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보수 단일대오로 윤석열 정권을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회의에서 김민전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녹취에 대해 '조작설'을 제기하며 "그냥 덕담한 정도인데 우리가 분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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